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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뚱거리는 민자유치사업/김동영 경제 2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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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뚱거리는 민자유치사업/김동영 경제 2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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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1조3천5백억원 대 1조8천억원, 공사기간 60개월 대 67개월, 통행료 3천7백원 대 7천4백원」정부가 민자유치법에 따른 첫번째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해온 영종도신공항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내놓은 상반된 조건들이다. 정부와 14개 건설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주)신공항고속도로는 각기 다른 사업계획안으로 오인할 정도로 크게 다른 시설계획안을 놓고 지난 14일부터 협상을 벌였으나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마침내 업계가 무리한 주장을 계속하면 민자유치의 시범케이스로 추진해온 이 사업을 국고사업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와 참여업체간의 이같은 대립은 예견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부는 가급적 사업비를 낮춰야만 할 입장이고 업체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각종 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업체들의 높은 목소리에 쫓겨 「국민의 이익」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업체들이 주장하는 공사비와 공사기간은 어느 부분 타당성이 있다고 치더라도 민자사업으로 건설되는 공공시설의 사업비가 늘어난다고 바로 통행료인상을 들고 나온다는 것은 너무 수익성을 앞세운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업체의 요구대로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국민들은 길이 40.2㎞에 불과한 이 도로를 편도로 한번 이용하는데 무려 7천4백원(승용차기준)을 내야 한다. 기존 고속도로 이용료의 8배가 넘는다. 2백㎞에 가까운 서울―대전 고속도로이용료보다도 2천4백원이 많다.

민간이 건설하면 더 나은 서비스가 기대된다는 이유로 추진되어온 민자유치사업이 처음부터 업계의 무리한 요구로 사업 자체가 뒷걸음질치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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