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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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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일본을 계속할 것인가」. 지난 15일 하오 도쿄에서 열린 「전후 50년―과거 현재 미래 8·15시민선언집회」에서 채택된 선언문의 첫머리다. 짧지만 정신대문제등 과거역사를 올바로 인식하고 반성할 줄 모르는 오늘의 일본을 통박하는 뜻이 함축돼 있다. ◆이날 모임은 양식있는 시민그룹이 일본의 앞날을 걱정해 마련한 것이다. 무라야마(촌산부시)일본총리는 이 자리에서 동석한 정신대할머니들에게 『여성으로서 씻을 수 없는 굴욕감과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다시 한번 사죄한다』고 하면서도 이들의 개인보상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일본에선 이날부터 정신대할머니들에게 지급될 위로금의 민간모금이 시작됐다. 정부의 책임을 흐리려는 민간기금에 의한 위로금은 필요없다는 정신대할머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이를 강행하고 있다. 정신대할머니들의 명예야 어떻든 돈만 주면 된다는 식이다. ◆일본정부는 정신대할머니들에게 총리의 사죄편지까지 보내겠다는 방침을 정해놓고도 정신대원 강제동원에 정부가 관여한 사실을 감추려는 모순된 태도를 취해왔다. 고노(하야)외무장관이 2년전 관방장관시절 『위안소는 군당국의 요청에 의해 설치됐고 강제동원에 관헌이 직접 가담했다』고 말한바 있는데도 그렇다. ◆무라야마총리는 이 모임에 참석하기 앞서 『침략전쟁을 인정하고 과거행위를 통절히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특별담화를 발표하고도 몇시간뒤 열린 이 모임에선 전후청산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정신대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 담화의 진의를 의심케 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본은 이중적인 태도를 취할 것인지. 정신대할머니들도 고령화로 점점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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