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총선공천서 가시화 분명/일부 의원·관료사회 동요 조짐여권핵심부의 세대교체의지가 빠른 속도로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때만해도 단순히 여권의 「주장」에 머물렀던 세대교체문제가 민자당의 당직개편을 계기로 이제 현실화의 단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최근 49세의 김기재 총무처장관 임명에 이어 43세의 강삼재 사무총장이 발탁된게 그 예이다.
김대통령은 지난 21일 민자당 전국위원회 치사에서 『천하에 젊고 유능한 인재를 모아 선후배가 함께 어울리는 당을 만들겠다』고 밝힘으로써 이런 결정이 단순한 「일과성 해프닝」이 아님을 시사했다. 최근 김윤환민자당대표의 「김대중·김종필 양 김씨의 퇴장과 세대교체」주장도 이런 여권핵심부의 세대교체 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대통령의 세대교체의지는 정·관계에 40대바람이라는 「연령파괴」현상을 낳으면서 청와대비서실및 내각개편과 15대총선 공천에서 한층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민자당 일부의원들과 관료사회의 동요가 우려되는등 세대교체 문제는 올 하반기정국의 핵심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대교체와 관련한 여권핵심부의 의중은 가깝게는 15대총선, 멀게는 97년의 15대대선까지 겨냥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후계구도의 조기가시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권으로서는 야권의 두김씨를 제압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우선 세대교체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또 국민에게 여권의 달라진 새 모습을 선보이는 가장 빠른 길이 「인적 물갈이」라는 데에도 이론이 없다.
이런 이유로 개각과 민자당의 30개 신설 및 사고지구당조직책 인선등은 여권핵심부에게 또다른 「세대교체」가시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15대 공천에서의 대폭 물갈이는 여권내에서 이미 기정사실화한지 오래다. 세대교체의 「결정판」은 아무래도 민자당의 15대대선후보가 될 것 같다.
이같은 여권핵심부의 세대교체, 물갈이 움직임을 보는 민자당의원들의 심경은 의외로 담담해 보인다. 『몇몇 지역을 빼곤 현재로서는 민자당공천이 당선의 「보증수표」가 되질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계파를 가리지않고 『마치 나이와 선수가 많은게 큰 흠인 것처럼 상황을 몰고 가는 건 문제』라고 불만을 터뜨리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긴하다.
이에비해 충청권 대구등의 「위험지대」출신 의원들과 부산 경남의 「안전지대」출신 의원들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탈당의 명분을 찾지못해 고심하고 있던 일부 충청권·TK출신 의원들은 『울고싶은데 뺨맞은 격』이라는 식의 반응이다. 반면 부산·경남의 일부 다선의원, 특히 일찍부터 교체대상으로 지목돼왔던 일부 민주계 의원들은 세대교체의 그물에 걸려들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당내동요가 확산될 조짐이자 강총장은 『기계적인 잣대에 의한 물갈이는 결코 있을 수 없다』며 『당선만 확실하다면 비록 전비가 아무리 크다해도 공천안할 방도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의원들을 다독거리고 있다.
어떻든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여권의 세대교체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정국의 큰 흐름으로 굳어지고있다. 이를 통해 여권핵심부가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나 시도 자체만으로도 향후 정치판에 큰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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