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울 때, 그리고 발전을 도모하는데 있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국민적 화해와 단합이다. 이런 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이 광복50주년을 맞아, 또 집권후반기의 순조로운 국정운영을 위해, 정계와 3부의 전현직 요인들을 초청, 대화를 나눈 것은 뜻깊은 일이라 하겠다.이날 대화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신당준비위원장을 초청, 3년만에 대면한 것이다. 비록 단독이 아닌 그룹대화이기는 하나 김대통령이 「화합의 큰 정치」를 강조한만큼 만난 사실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는 큰 것이다.
이번 대면은 청와대가 그동안 외면해 왔던 김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을 인정한 것이며 장차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후3김시대의 출발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는 엄연한 현실이고 심판은 국민이 내리는 것이므로 앞으로의 정국의 안정과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 김종필 자민련총재까지 포함한 3김회담을 빠른 시일내에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통령이 이날 국론분열만 없으면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전할 수 있고 또 개혁과 변화는 지속할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한 것은 무작정 끌고가는 개혁이 아니라 각계의 이해를 얻어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이에 앞서 정부가 집권전반기에 단행한 개혁에 관해 백서를 발표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개혁 전반에 대해 업적과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 시행착오와 부작용을 솔직히 인정하고 보완대책과 함께 앞으로 후반기에 추진할 개혁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했다.
이제 김영삼 정부가 보다 내실있는 변화와 개혁을 추진,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운영에 있어 다음의 원칙을 견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개혁의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며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론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에 법적·제도적으로 단행해야 한다. 중대발표·전격조치식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 임기중에 업적과 인기만을 의식하는 단기적인 안목을 벗어나 장래에 국가발전의 초석을 놓으며 모든 것은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는 겸허한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개혁은 이것 저것 건드리고 벌이기 위주보다는 이미 벌여놓은 것을 보다 철저히 내실화하는 한편 새로운 개혁의 방향을 생활개혁, 즉 교육·환경·복지·건강 등 삶의 질(질)을 개선하고 높이는데 치중해야 한다.
김대통령이 광복50주년과 집권후반을 맞아 대화합의 큰 정치를 내세운 만큼 장차 내년 총선과 내후년의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국의 안정과 시국의 평화를 위해 큰 정치를 행동과 실천으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