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들 멱살잡이 등 비화소개/레이건 부시참모·유명언론인 인물평도84년부터 8년동안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등 두명의 미대통령밑에서 최장수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말린 피츠워터의 회고록이 워싱턴 정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브리핑 시작」(CALL THE BRIEFING)이라는 제목의 그의 회고록은 내달 랜덤 하우스에서 출간될 예정인데 초판 일부가 최근 언론에 공개되면서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 회고록은 과거 전직 백악관 고위관리들이 펴냈던 회고록과는 달리 자기가 모신 2명의 대통령 모두에게 애정과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는 반면 그들의 참모들에게는 가혹한 비판을 가하고 있어 이채를 띠고 있다.
회고록은 특히 부시대통령 재임시 도시주택장관을 지낸 잭 켐프와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이 대통령앞에서 멱살잡이를 벌이는 장면과 92년 부시의 재선출마 당시 댄 퀘일부통령을 러닝 메이트에서 탈락시키려 했던 사실등 알려지지 않았던 백악관 내부의 비화를 담고 있다.
이 회고록을 요약한 21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의하면 부시와 베이커는 당초 켐프를 탐탁하게 생각치 않았으나 공화당내 보수파를 의식해 각료로 영입했다. 켐프는 행정부에 들어온 뒤 걸핏하면 다른 부처의 업무에 간섭하려 들었으며 베이커국무의 외교노선에는 사사건건 딴죽을 걸고 나섰다.
켐프는 어느날 대통령 집무실에서 베이커와 리투아니아 정책과 관련해 언쟁을 벌이다 그로부터 욕설을 듣고는 베이커의 멱살을 잡으려 달려 들었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안보보좌관이 중간에서 간신히 뜯어말려 이날 소동은 육박전으로 비화하기 직전 끝났다.
또 베이커는 92년 재선에 나선 부시에게 러닝 메이트이던 댄 퀘일부통령을 교체할 것을 건의했으나 의리를 중시하는 부시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도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퀘일 대신 켐프를 러닝 메이트로 택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부시대통령의 아들인 조지 부시 2세마저 나서 퀘일을 밀어내려 했으나 아버지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했다.
기자들에 대한 피츠워터의 솔직한 평가도 언론계에서 화제다. 피츠워터는 『CBS 앵커맨 댄 래더는 부시를 싫어한 진보파로 다른 출입기자들에게도 백악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도록 지시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명쾌한 필치로 호평을 받는 뉴욕 타임스의 앤드류 로젠털은 자질이 떨어지는 기자로 혹평했다.
반면 백악관의 최고참 여기자 헬렌 토머스를 극찬하고 언제나 가장 큰 목소리로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외치던 ABC방송의 전백악관 출입기자 샘 도널드슨에 대해서도 호평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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