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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협력가속 아태주도국 부상”/황병태주중대사에 듣는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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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협력가속 아태주도국 부상”/황병태주중대사에 듣는다(인터뷰)

입력
1995.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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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혁 국민체질화 등사후도 큰혼란 없을것/중·미관계 악화 한반도안보 불안요소… 적극 중재 나서야/조선족 불필요한 자극·관광객 불미스런 행동 자제할 필요□대담=송대수 베이징특파원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지 24일로 3주년을 맞는다. 수교이후 지난 3년동안 한중 양국관계의 발전은 수교이전 43년간의 단절을 단숨에 메우려는 듯이 숨가쁜 것이었다.

교류의 양적 확대를 통해 각 분야에서의 단절을 단기간내에 제 궤도에 진입시킨 양국은 이제 21세기를 앞두고 기존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질적 변화를 모색해야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한중관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황병태 주중대사와의 인터뷰와 현지특파원 보고를 통해 조망한다.<편집자주>

―92년 8월 24일 한중수교 당시와 현재의 양국상황을 비교한다면.

『3년전 수교 당시만해도 외교관계 정상화 자체에 대해 우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관계 정상화 단계를 넘어 국제적 이해에 공동대처하는 동반자 관계로 진전돼있다』

―정치 ·외교적 측면에서 지난 3년간 양국관계의 진전상황을 설명해달라.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 첫째 한반도는 비핵화지역으로 평화와 안정이 지속돼야하며 둘째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 당사자간에 대화로써 이뤄져야하고 마지막으로 정전협정은 관계 당사자 국가간에 새로운 평화협정이 마련될 때까지 유효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 김일성주석 사망이후 1년여동안 리펑(이붕)총리와 차오스(교석)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이 한국을 방문했고 오는 11월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이 방한하게 된다. 중국 권력서열 1·2·3위의 지도자들이 모두 한국을 방문하게되는 셈이다. 물론 한국 대통령도 두번이나 중국을 방문했고 3부요인등도 몇차례 중국을 방문, 우호협력의 튼튼한 기반을 닦았다』

―경제적 측면에서 양국관계를 설명한다면.

『수교전 60억달러 수준이던 무역액은 지난해 1백16억달러로 늘어났고 중국은 한국에게 미국 일본에 이은 제3위의 교역 파트너가 됐다. 이같은 경제교류의 급증으로 황해가 한국과 중국의 내수면 호수처럼 됐다. 한국기업들은 중국을 21세기에 남은 마지막 투자지역으로 보고 있어 투자액만도 이미 17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한중 산업협력협정은 항공기 자동차 전전자교환기 고선명TV, 나아가 원자력부문에 이르기까지 양국을 산업 동맹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세계적으로 지역협력의 모델이 되고있다. 양국은 앞으로 아태경제권을 주도하면서 물량확대 차원을 넘어 질적으로도 관계증진을 심화해 아태번영을 주도할 전망이다』

―중국과 북한관계는 현재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 어떻게 변모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북한의 현체제는 생존을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더이상의 폐쇄상태는 불가능하다. 북한은 현재 한국 일본 태국을 통해 쌀 75만톤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1백여만톤이 부족하다. 중국이 해결해 주지않으면 해결방안이 없는데 중국과 북한 관계가 소원해져 있고 중국 자체의 식량사정도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생존논리상 북한은 중국의 개혁 개방을 모델로 한 통치개혁이 불가피하다』

―조만간 「덩샤오핑(등소평)부재」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등의 사망이 미칠 영향은 어떻다고 보는가.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체제를 견지하고 있는 등노선은 이미 오래전에 루비콘강을 건넜다. 개혁 개방은 이제 국민체질화되다시피해 이 노선의 후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민주화 요구 수용, 국영기업 개혁, 인플레, 빈부 격차등 걸림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중국에 있어서 카리스마 시대는 끝났다. 등사망으로 정치혼란이 도래해도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다』

―리덩후이(이등휘) 타이완(대만)총통의 방미이후 중미관계가 악화돼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중미 관계긴장의 배경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중미 외교관계의 긴장은 중국위협론과 중국의 패권주의 시각에서 출발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그동안 인권, 티베트문제, 국제무역기구(WTO)가입, 난사(남사)군도분쟁, 파키스탄무기수출문제등을 견제카드로 이용해왔다. 그러다 타이완의 실체인정과 결부된 이총통의 방미문제가 추가로 등장하자 중국의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즉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 실리를 추구하려는 현 지도체제의 실리론에 대해 중국 주권론, 명예론, 체면을 중시하면서 민족국가 독립에 역점을 두는 강경 원로세력인 보수파의 원칙론이 머리를 들고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중미관계가 조속히 중재가 되지 않으면 사태는 걷잡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군사대국화할 것이고 그 영향으로 일본도 재무장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면 한반도 안보는 불안해지고 경제도 위축되는등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의 키신저박사는 헤럴드 트리뷴지와의 인터뷰에서 중미관계의 악화로 한반도가 「화약고」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21세기 한국의 도전」으로 봐야한다. 한국은 다자간 협력을 추구하고 중미관계 개선중재에 적극나서야하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국민의식의 공감대가 요구된다』

―중국이 최근 핵실험을 실시했다. 세계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핵실험을 강행한 의도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중국의 핵은 숫자와 파워면에서 핵 보유국중에서 제일 뒤져있다. 내년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체결을 앞두고 핵그룹내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승운 목사사건등으로 한국의 대중선교활동이 주목받고 2백만 조선족 사회가 동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정부의 정책이나 대책을 소개해 달라.

『조선족 문제의 근본은 감상적 동포애로 조선족 사회를 흔드는데 있다고 본다. 조선족은 중국 국민으로서 정착된 곳에서 잘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생활환경, 생활복지시설, 사회간접자본, 교육기자재등에 대한 투자가 바람직하다. 정부도 조선족의 동요를 막고 중국정부를 자극하지 않을 20여가지 대책을 세워놓고있다. 전도나 종교활동도 마찰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제했으면 한다』

―방중관광객이 급증하고 한국 기업 진출이 늘어나 각종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 이 기회에 주중대사로서 당부가 있다면.

『일시적인 기분으로 중국인을 무시하거나 돈자랑을 하면 안된다. 그리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자제하며 평등의식을 갖고 중국인을 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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