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뒤에야 증상나타나 세심한 관리 필요/신경안정제 등 독성있는 약물복용 피하도록우리에게 친숙한 방송인 김경태씨와 탤런트 임성민씨의 죽음은 인기인이라는 점 이외에도 두명이 모두 「공포의 국민병」으로 불리고 있는 간질환(간암과 간경변)으로 사망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있다. 특히 61세와 40세라는 한창 일할 나이의 때이른 죽음이라는 점이 간질환의 무서움을 새삼 일깨워 준다.
간은 침묵의 장기이다. 상당히 병이 진행된 뒤에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황달이나 체중감소등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았을 땐 「늦었다」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간경변상태가 되면 원래의 정상 간으로 회복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경변 환자라면 치명적인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늘 세심하게 간관리를 해야하는 것이다.
3년간 림성민씨의 주치의를 맡아왔던 강남성모병원 의무원장 김부성(김부성 내과)교수는 『간경변환자는 의사의 지속적인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림씨의 경우 3년간 수시로 입퇴원을 반복했지만 입원기간중에도 회진을 가면 방송출연을 위해 입원실을 비운 적이 상당히 많았다』면서 『과로가 병세악화의 직접적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경변환자는 과로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김교수는 『항생제, 신경안정제, 이뇨제같은 독성있는 약물 남용은 간의 상태를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나친 단백질섭취나 음주도 간에 해로우며 변비나 외과적 수술도 간경변환자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간질환은 만성간염―간경변―간암의 과정을 밟아가는 특징을 갖고 있다. 김경태씨의 주치의였던 신촌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 김병수 교수는 『김씨도 간염에서 간암으로 진행된 사례』라면서 『활동성 간염환자인 경우 간암발생률이 정상인보다 무려 2백50배나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아직 간경변 등으로 진단받지 않은 경우라도 일단 신체검사등을 통해 「활동성간염」이라고 진단받은 환자는 자신의 간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활동성간염이란 간염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이면서 동시에 간효소(GOT GPT) 수치도 정상인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간효소 수치의 상승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김교수는 활동성간염환자는 1년에 적어도 3∼4회 이상 간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에 간암을 발견할 경우, 예컨대 종양크기가 5㎝ 이하인 초기간암은 생명연장은 물론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 김씨의 경우 93년 간암진단을 받았으나 수술대상이 되지 않아 대신 색전술(TAE)을 4차례 시술받았다. 색전술은 간암덩어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간동맥내에 젤폼같은 색전물질을 주입, 혈관을 막아 암세포가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서울대병원이 국내 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만성간염의 4분의 1이 10년내 간경변, 만성간염 10분의 1이 10년내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송영주 기자>송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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