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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넘는 액수에 한은 “초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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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넘는 액수에 한은 “초상집”

입력
1995.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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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후 최악사태”… 감사자료 준비 어수선/재경원선 “책임공유론” 불똥에 “억울하다”○…한국은행은 이번 사건이 지난 주말 김명호 전총재의 전격 사퇴로 일단락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폐 유출규모가 상상을 넘어 불어나고 은폐의혹까지 더욱 확산되자 하루아침에 발칵 뒤집힌 상태.

더구나 이날 상오 감사원의 감사팀이 들이닥쳐 지폐관리에 관련해 특별감사에 착수하자 발권부등 관련부서 직원들은 일상업무를 제쳐놓고 감사자료 준비에 부산했다.

한은 임원들은 이날 상오9시30분 유시렬 부총재주재로 정례간담회를 갖던중 경찰 수사결과를 전해듣고 크게 당황하면서 향후대책을 긴급 숙의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한은의 공신력에 치명타를 주고 중앙은행 독립문제에까지 악영향을 주는등 한은이 설립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아직 일정을 잡지는 못했으나 김전총재의 이임식마저 못할 것 같다』고 한숨.

○…지폐유출사건이 처음 보도되기 10여일전께 경찰이 한국은행 부산지점을 내사한 사실이 알려져 정부가 당초부터 이 사건에 대해 사전정보를 입수, 상당정도 조사를 진행해온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에 이 사실을 제보한 「최초발설자」가 누구였는지, 1년4개월전 발생한 사건이 갑작스럽게 돌출된 경위를 놓고 구구한 해석들이 난무.

○…한국은행이 지폐유출사건을 「내부사건」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사건개요와 파면된 김씨등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처리내용을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당시 금통위원장이던 홍재형 부총리에게 「불똥」이 튀지 않느냐는 관측.

홍부총리는 최근 이와 관련, 『재무부장관시절 이에대해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재정경제원측에서도 감사관실에서 보고 받았을뿐 장관에게까지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당시 재무부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금통위에 이 사실이 보고됐으면 당연히 위원장이 몰랐을리 없다는 반론이 대두.

○…파면된 김씨가 당시 한국은행으로부터 퇴직금 1천8백61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은이 김씨를 형사고발조치하지도 않고 퇴직금까지 지급한 것은 김씨를 지나치게 「배려」해준게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 그러나 한은 인사부측은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상 파면될 경우 퇴직금 절반을 제하고 절반만 지급하게 돼있으며, 금융기관은 근로기준법상 최저퇴직금 전액을 지급토록 규정돼 있어 김씨의 퇴직금 2천29만여원중 최저퇴직금 1천8백61만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경제원은 한국은행 폐기용지폐유출사건이 조직적 대형범죄로 비화되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재경원 책임공유론」에 난처한 표정. 특히 이날부터 감사원이 감사요원 2명을 파견, 작년 5월 한은이 재무부에 보고한 사건발생 및 사후조치내용 조사에 착수하자 행여 튈지 모르는 지폐유출사고의 불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한은의 사건보고에 완벽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불찰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해도 당시 재무부로선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 독립문제를 놓고 재무부―한은간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뒤로는 통화 금리 환율등 「정책업무」외엔 서로의 일에 언급이나 관심조차 가급적 갖지 않는다는게 불문율처럼 돼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이번일로 재경원이 문책을 받는다면 억울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재형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이날 상오 열린 정례간부회의에서 한은 폐기용지폐유출사고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채 『관리·보고체계에 허술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밝혔다.<김상철·유승호·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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