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이후 공식석상 불참… 전세계 촉각/심장병·식물인간 등 「건강」 관련 숱한 소문만와병중의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이 22일로 91세 생일을 맞았다. 지난 90년 3월 마지막 공직인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최고 지도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이 「작은 거인」은 지난해 2월 상하이(상해) 에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공산정권 수립 45주년 기념일인 지난해 10월 1일 중난하이(중남해)에서 경축 불꽃놀이를 관람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위독설이 극성을 부리던 올해 초 공개된 이후 그의 근황을 짐작할 수 있는 사진등 객관적 자료는 일절 나오지 않고 있다.
중한 심장병을 앓고 있다, 혼수상태다, 심지어는 식물인간이 되어 산소호흡기에 생명을 의존하고 있다는등 확인할 길 없는 무수한 소문들만이 양산됐을 뿐이다.
등의 근황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적 발표 내용은 그 나이의 노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등의 「귀와 입」 역할을 하고 있는 셋째딸 룽(용)도 지난 봄 『아버지는 올 춘지에(춘절:설날)를 가족과 같이 풍선을 터뜨리면서 보냈다』면서 『보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고 손자들과 어울려 노는등 만족스러운 만년을 보내고 있다』고 「건강」을 강조했다. 심지어 최근 베이징(북경)외교가에는 등이 건강을 완전히 되찾았으며 머리와 눈썹이 다시 난다는 믿지못할 소문이 파다하다. 또 97년 7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등이 홍콩을 여행하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등이 비록 루머가 전하는 것처럼 위중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나이먹은 노인답게 심신이 쇠약하고 병고에 시달리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같다고 말하고 있다.
등의 근황은 9백60만㎢의 국토, 12억 인구의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사다. 곧 닥쳐올 등의 불재(부재)는 현 장쩌민(강택민) 체제는 물론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왕조 흥망사를 보면 통합과 안정을 필요로 할때는 반드시 권위와 권력을 독점하는 카리스마가 존재했다.
마오쩌둥(모택동)이 외세의 압제로 부터 중국을 해방시켜 카리스마를 확보했다면 덩샤오핑은 경제의 해방으로 태상황과 같은 카리스마를 누리고 있다.
중국은 개혁과 개방의 진전에 동반하여 사회가 엄청나게 다원화했다. 때문에 등사후 정치해방의 카리스마가 출현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는 등사후의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등은 중국이 어차피 겪게될 정치적 혼란을 그의 생존으로 계속 유예시키고 있는 셈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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