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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반성 일 교양서의 「부활」/황영식 도쿄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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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반성 일 교양서의 「부활」/황영식 도쿄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5.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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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9년에 발행된 일본의 고등학교 사회교과서 한권이 복간된다. 거의 50년의 세월이 흐른, 패전 50주년의 특별한 해에 일반교양서로 되살아나는 화제의 책은 연합군총사령부(GHQ)의 요청으로 일본 문부성이 학계의 권위자들에게 의뢰해 편찬한 「민주주의」상·하권중 하권.출판사측이 『누구나 한마디는 하는 민주주의의 원점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라고 자부하듯 지금 읽어도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탄탄한 내용이다.

『민주주의의 바탕은 영웅이 아니라 보통사람을 신뢰하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궁전이나 의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다』 『의문을 품는 것을 금지하고 소수의 지령으로 국민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독재이며 이때 침묵하고만 있는 것은 봉건적인 복종이다』

그러나 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패전직후 일본에 흐르던 역사 바로보기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확인시켜 준다는 점이다.

당시 고등학생들이 읽었을 이책은 전후50년인 올해들어 특히 두드러지고 있는 역사왜곡의 우경화바람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군국주의 세력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전쟁을 일으켰고 국민전체가 도탄의 고통을 맛보았다』며 『이런 일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침략과 식민지지배의 과오」를 언급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근국 국민은 물론 일본국민 다수에 고통을 안겼다는 분명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오류를 반성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국민교육의 기본입장이 가득 묻어 나온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역사왜곡을 일삼는 우익세력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는 종전 50주년의 올해 일본이 되새겨야 할 원점이 어디인가를 환기하고 있다. 또한 잿더미속에서의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되살리는 것은 결국 일본국민 전체의 몫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을 거듭 확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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