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채대비로 현대인 심리묘사자연과 어린 시절의 추억등을 즐겨 화폭에 담는 고성희(47)씨가 23∼29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단성갤러리(722―5335)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그는 색채대비와 화면의 질감을 이용해 이미지의 감성적 성격을 강조함으로써 삶과 자연의 대화를 시도하는 작품을 내놓는다. 두터운 마티에르, 빨강과 파랑의 강렬한 색채를 토대로 권태에 빠진 여인, 옛날을 생각하는 어린이들을 통해 결코 평온하지 않은 현대인의 심리상태를 묘사한다.
밤바다 풍경인 청록색 바탕의「기억의 두께」는 단순한 풍경 묘사라기보다는 자연과 작가의 삶 사이의 대화를 의미한다. 수평구도는 안정과 휴식을, 바람에 날리는 소나무는 불안과 격동의 현실을, 붉은 갈색의 바위와 검푸른 바다는 때묻지 않은 자연의 근원을 상징한다. 산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스님의 뒷모습 장면을 그린 「마음에 걸림이 없고」도 세상의 본질에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붉은 색을 기조로 세 여인의 나신과 옆으로 누운 여인을 그린 「기다림」은 세상사에 지쳐 버린 순간을 잡고 있으며 한적한 바닷가에 빈 배만 떠있는 「그리움」은 잃어버린 추억을 되살리려는 이미지를 전해준다.
작가는 홍익대 출신으로 초기에는 인체를 소재로 구성을 중시한 작품 경향을 보이다가 90년대 들어 자연풍경의 역동성에 관심을 보여왔다.<김병찬 기자>김병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