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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독립성」 다시 시험대에/지폐 불법유출사건 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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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독립성」 다시 시험대에/지폐 불법유출사건 큰 파장

입력
1995.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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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을수없는 오점”에 정부개입소지 커져/「법개정 반대」 김총재 밀어내기 음모설도한국은행 부산지점의 지폐 불법유출사건이 올해초 크게 논란을 빚었던 한은법 개정과 맞물리면서 한은의 독립성 문제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은이 중앙은행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의 수행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김으로써 정부의 개입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은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려 할 경우 한은법 개정문제도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계 일각에선 지난해 4월에 발생한 지폐 유출사건이 1년4개월이나 지난 현시점에서 불거져 나온데 대해 「음모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정부의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답변을 통해 조목조목 반대, 국회통과를 저지하는데 성공한 김명호 총재를 밀어내기 위해 누군가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중앙은행의 공신력 실추라는 뼈아픈 과오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위협받고 있는 한은의 독립성이 침해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총재가 19일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번 사건이 한은 독립성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연거푸 강조한 것도 이러한 사태를 염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중대성이나 한은법 개정을 둘러싼 정부와 한은의 갈등 등에 무게를 둔다면 한은의 기대와는 관계없이 한은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당장 후임 한은총재에 비한은출신 인사가 정치적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후임 한은총재로는 한은출신 3∼4명을 포함해 모두 6∼7명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 중 한은출신으로는 황창기 전보험감독원장 이우영 중소기업은행장 김재윤 금통위원 신복영 금융결제원장 등이, 비한은출신으로는 박영철 금융연구원장 박재윤 통산부장관 장명선 외환은행장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번 김총재의 중도퇴임으로 한은 역대 총재 19명중 임기를 제대로 마친 총재는 2대 김유택, 9대 김세련, 11대 김성환, 17대 김건씨등 4명에 불과하며, 현정부 들어서는 조순 전총재와 김총재 2명 모두 중도퇴임하는 결과가 되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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