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용서 일류국가 건설 강조/당 안정·당정 긴밀협조 등 주문김영삼 대통령은 이번주중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 방향을 알리는 두차례의 이벤트를 가질 예정이다. 21일의 민자당 전국위원회에서 할 치사와 24·25일께 기자회견등을 통해 밝힐 국정운영구상이 그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미 임기후반기를 「화합과 개혁」이라는 두가지 축으로 끌어간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21일에는 우선 정치문제만을, 그리고 임기 절반(25일)을 맞아서는 국정 전체의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청와대측에서도 광복 50주년 행사가 끝난 직후부터 정무수석실과 공보수석실을 중심으로 김대통령의 치사를 준비해왔다. 또 한승수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전체가 임기절반을 맞아 김대통령의 구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등을 두고 몇차례 토의를 벌였다.
그러나 전국위에서의 치사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완성된 문장으로 만들지말고 요점만을 간추려 메모형식으로 올리라고 지시, 사실상 김대통령이 직접 원고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구상을 밝히는 문제에 관해서도 기자회견과 담화발표등을 두고 찬반양론이 제기되고 있어 아직 시기와 형식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김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선호하고 있어 23일까지 당직개편과 소폭개각을 끝내고 24일 기자회견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김대통령이 전국위 치사에서는 「당의 안정」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의 전국위 개최는 물론 6·27지방선거의 패배를 딛고 내년 15대 총선의 승리를 목표로 당의 총선체제 구축을 위한 것이다. 청와대의 고위 당국자도 이와 관련, 『대화합의 기조속에 범여권세력을 결집해야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면서 『당개편의 방향도 계파나 지역을 떠나 총선의 승리를 위해 적합한 인물을 기용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책의 중요성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것은 당이 그동안의 개혁과정에서 소외되면서 국민에게 무력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김대통령은 『당을 이끌어가는 인물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이 국민속에 얼마나 파고드느냐 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유기적 당정협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대통령은 집권후반기에 들어서는 국정운영의 상당 권한을 당정에 부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또 임기절반을 맞아 제시할 국정운영구상에서는 「화합과 개혁을 토대로 한 21세기 일류국가 건설」을 지표로 내세우며 화합을 통한 국력의 결집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다소 상치되는 개념을 가진 「화합」과 「개혁」에 대해 『과거의 잘못은 이제 용서하자』는 것으로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초 과거 군사정권하에서 형성된 부정부패의 관행을 바로잡는 개혁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난 사람들이 사법조치되기도 했지만 이제 개혁의 큰 줄기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개혁을 관리하는 국면인데 더이상 과거의 잘못에 집착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8·15사면에서 김대통령은 현정부출범이전에 저질러진 비리에 대해서는 용서했지만 현정부출범후 있은 비리연루자는 한 사람도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여기에는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김대통령의 뜻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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