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생상스 7곡 협주서울 심포니/내년말까지 바흐곡 대장정이혜경씨/박혜선 등 3명슈베르트,김기순텔레만곡 연주한 작곡가의 작품을 집중 탐구하는 「전곡연주회」가 최근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국내 음악인들의 이러한 시도는 우리 음악수준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일이다.
작곡가 장일남이 이끄는 서울아카데미 심포니는 29일과 9월1일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전곡연주회」를 마련한다. 세종문화회관 대강당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차례로 이어지는 이번 공연에는 강충모, 임종필, 김대진, 조치호, 김용배, 김영호등 쟁쟁한 피아니스트 6명이 참여한다. 남자 피아니스트가 「귀한」 우리 음악계에서 정상급 연주자들로 꼽히는 이들은 국제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어렵게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그동안 거의 소개되지 않은 생상스의 피아노협주곡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다. 전곡연주회에서는 생상스의 5개 피아노 협주곡과 판타지 「아프리카」, 「오베르뉴 랩소디」등 7곡이 연주된다.
우리에게는 관현악곡 「동물의 사육제」등으로 친근한 생상스(1835∼1921·프랑스)는 뛰어난 기교의 피아니스트이자 발랄한 상상력의 작곡가이다. 그의 곡은 화려하고 낭만적이며 섬세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만 소개돼 왔기 때문에 그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무대의 연주자들도 『생상스의 작품은 연주가 어렵지만 정말 아름답다. 새롭게 「낭만의 극지」를 여행하는 기쁨을 느낀다』며 『그의 작품은 또 선명한 그림속에 담긴 이야기같기 때문에 청중이 쉽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이혜경(중앙대 교수)도 「바흐 피아노작품 전곡연주」라는 대작업에 나섰다. 지난 6월 20, 21일 예음홀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96년 12월까지 모두 8차례의 공연을 통해 대장정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또 피아니스트 박혜선 서혜영 염보영이 번갈아 짝을 지어 여는 「슈베르트 피아노 듀오 전곡연주회」도 지난 6월 시작됐고 플루티스트 김기순은 「텔레만 플루트 소나타 전곡연주회」를 11월부터 시작하기로 하는등 올들어 「전곡연주회」가 부쩍 늘어났다.
국내에서 「전곡연주회」는 음악의 저변이 확대된 80년대 후반 처음 선보였다.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88∼90년 시도한 「베토벤 실내악 전곡연주」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연주」가 대표적이다. 93년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연주회」를 서울에서 가져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동안 정찬우 신수정 이종영 김금봉등 많지 않은 음악가들이 전곡 연주회를 열었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은 『전곡연주회는 연주자와 청중의 음악적 편식을 막아주는 학구적이고 진지한 작업이다. 우리의 음악적 분위기가 성숙해짐에 따라 이같은 작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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