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첫 대외연락부장 백20개국과 외교 “거물”/중 사상최대 국제회의… 자국위상제고 전력내달 4일부터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열리는 제4차 세계여성대회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삼기 위해 중국정부가 온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빅 이벤트」이다. 그동안 미국과 외교·통상마찰, 핵실험에 대한 국제적 비난여론등으로 수세를 면치 못해 온 중국정부는 중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국제회의가 될 이번 대회를 위상제고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듯 말 그대로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대회의 중국대표 리슈정(이숙쟁·66)은 성공적 행사개최라는 막중한 짐을 지고 동분서주하는 중국내 최고위 여성 외교관이다. 그의 현 직책은 중국 중앙대외연락부 부장(장관급)이다.
여성의 지위가 남성못지 않은 중국이지만 중앙대외연락부 부장을 여성이 맡기는 이부장이 처음이다. 그는 현재 첸지천(전기침) 외교부장, 우이(오의·여) 대외경제무역부 부장과 함께 중국외교의 트로이카 체제를 이루고 있는 외교계 거물이다. 그는 이번 세계여성대회를 앞두고 세계 70여곳을 찾아다녔고 1백20여개국 3백여개 정당과 연락을 취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비록 정부의 고위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지만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여성과 가정문제』라며 여권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해 온 그는 『여성해방의 관건은 여성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고 부단히 높이는 자강불식』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또 『중국인의 잠재의식에는 아직도 봉건의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으며 이 의식은 정치명령이나 법률에 의해서는 결코 변화시킬 수 없다』며 『내가 고위직에 있어도 업무에서 문제가 생기면 주위에서는 여자라는 성별을 먼저 생각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안후이(안휘)성 출신인 그는 부모가 일찍 이혼하는 바람에 어머니밑에서 자랐으며 16세때인 45년 중국공산당에 입당해 상하이(상해)시립 제1여중등에서 지하조직활동을 했다.
이부장은 당시 우쉐첸(오학겸) 전외교부장, 차오스(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지도하에 첸지천등과 함께 상하이의 학생운동을 주도했는데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도 그때 후배중 한명이다.
73년부터 중앙대외연락부에 몸을 담아 93년3월 대외연락부 부장까지 오른 그는 다소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통이 크고 선이 굵은 여장부로 평가되고 있다. 『모든 것을 다할 수 없으므로 큰 일만 생각한다』는 그는 『어떤 일이든 피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최선을 다해 해결하자는 것이 나의 신조』라고 말한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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