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투자력·폭넓은 기술잠재력 등에 업고/정보혁명 창안서 시장지배까지 「천하평정」미국경제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디지털로 가고 있다. 완연한 하이테크 시대다. 내수뿐 아니다. 세계 시장도 미국이 석권하고 있다. 미국 하이테크 산업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미국의 시사주간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 최근호는 그 원동력이 막강한 투자력과 기술잠재력에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일본과 태평양연안 아시아국가들이 전세계 하이테크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전세계를 통틀어 미국 기업들이 정보혁명의 창안자이자 표준 설정자이며 시장 주도자가 됐다. 세계 6대 컴퓨터 메이커중 5개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게다가 인텔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퍼스널 컴퓨터 소프트웨어시장을, 모토로라는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컴퓨터·휴대전화·모뎀·마이크로 칩등은 이제 미국경제의 씨줄과 날줄이 되고 있다. 기술관련 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의 9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0년전 20분의 1에 비하면 비약적 성장이다. 주가등락이 빈번하지만 장기적으로 총 5천4백30억달러 규모의 기술산업이 미증유의 성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미국 기업들이 향후 4년간 정보기술에 쏟아부을 돈은 지금보다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하이테크 산업의 힘은 역시 막강한 투자력이다. 미국기업들이 지난 4년간 하이테크 설비 마련에 쓴 비용은 무려 87% 증가했다. 경영자들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익을 보장해 줄 것임을 굳게 믿고 있다. 정보산업 관련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연 평균 5억달러이상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들이 내년 한햇동안 새로운 데이터 시스템에 투자할 액수는 평균 8백만달러에 이른다.
풍부한 자금력은 높은 창업률로 이어진다. 미국의 기업창업률은 다른 선진국의 3배이상이다. 미국 대학원들이 재단·기업·정부로부터 받는 연구기금 액수는 유럽대학들의 그것을 모두 합친 것보다 3배 많다. 단순하고 수평적인 기업조직은 혁신에 안성맞춤이다. 기존질서와 권위에 기꺼이 도전하는 기술인들의 입지가 넓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컴퓨터 보급률이 인구 1천명당 1대(미국은 인구 1천명당 3백20대) 꼴에 머물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미국기업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수출 대상 국가다. 미국이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태평양연안 아시아국들에 수출할 PC는 앞으로 5년간 매년 25%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 증가율은 21세기가 되면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을 되새겨보면 미국기업들이 손익 분기점을 넘기기까지는 꽤 여러해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각 정부의 관세및 비관세 장벽이다.
이들 기업은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개발도상국들에서 최신 개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컨대 동유럽의 몇몇 정부는 메인 컴퓨터망을 갖추지 않고 보다 새로운 PC 네트워크로 직행한다. 중국에서 가장 큰 PC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AST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486급과 펜티엄이 내장된 컴퓨터를 팔고 있다. 덕분에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들도 이들 시장에 최신 제품을 팔고 있다.<뉴욕=홍희곤 특파원>뉴욕=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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