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 다했다” 이유… “경제실패 도피” 시각도집권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잉그바르 칼손(60)스웨덴총리가 총리직에서 조기 사임하겠다고 전격 선언, 그의 결단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칼손총리는 18일 특별회견을 자청, 지난해 9월 총리직에 복귀한 이후 대부분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내년 3월 총리직과 사회민주당(SDP) 당수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웨덴의 유럽연합(EU) 가입과 재정적자 축소를 자신의 치적으로 꼽은 칼손총리는 『스웨덴은 이제 경제적 재앙과 민주주의의 후퇴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내년 3월의 SDP 전당대회는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조기 사임이 후진을 위한 용퇴임을 강조했다.
10대 후반에 사민당계열의 사회민주청년동맹에 가입, 정치에 입문한 칼손총리는 65년 의회에 진출한 이후 69년 올로프 팔메총리가 집권하면서 내각에 참여했다. 그는 교육장관과 주택장관등을 거쳐 82년 부총리에 올랐으며 팔메총리가 86년 3월 암살되자 총리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정치인보다는 전문 관료에 가까웠던 그는 이상적 사회주의자로 명성을 날린 팔메의 카리스마에 가려 집권내내 고전하다 91년 10월 총선에서 보수연합에 패했다. 대대적인 긴축정책을 펴려다 의회의 반대로 패배를 맛본 그는 그러나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재집권이후 EU 가입과 재정적자 축소라는 스웨덴의 당면과제를 푸는데 성공했으나 그 과정에서 숱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는 조기 사임을 발표하면서 『40년 정치인생중 지난 1년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이제는 쉬고 싶다』고 고백했다. 앞서 그의 아내도 『칼손은 매우 지쳐 있으며 4년 임기를 채우지 않을 수도 있다』고말해 그의 사임이 정치적 이유보다는 개인적 동기에서 나왔음을 비쳤다.
그래서 그의 사임은 정치적 난국을 극복하지 못한 정치가의 도피행각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EU가입이후 스웨던 경제는 국민의 기대와 달리 침체에서 벗어나기 보다는 실업률이 13%에 달하는 가운데 초긴축정책으로 인해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복지신화가 서서히 무너지는 불안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칼손총리가 영원히 정계를 은퇴할 지 아니면 총리직 사퇴후 적당한 시기에 정계에 복귀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아무 미련없이 스스로 권력을 벗어던진 그의 결단은 신선한 충격임이 분명하다.<이종수 기자>이종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