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승리·여 분열에 자신감/총선뒤 다시 내각제 선회할수도새정치국민회의(가칭)의 김대중 창당준비 위원장이 19일 대통령중심제를 신당의 정강정책에 명기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의 97년 집권전략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위원장은 그동안 97년 집권을 위해 내각책임제와 대통령 중심제중 어떤 권력구조를 택하는 것이 유리한 지를 놓고 저울질해왔다. 새정치회의측이 당초 정강정책에 권력구조를 명기하지않고 추상적으로 표시하려고 했던 것도 바로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서지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위원장은 지난 4대지방선거 때까지는 『이제 내각제개헌에 대해 민심을 알아볼 때가 되었다』며 내각제지지로의 선회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던 김위원장이 이제 대통령중심제 고수입장을 분명히하고 나선 것은 97년 대선에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결심이 섰음을 의미한다. 권력의 분점(내각제)이냐 독점(대통령제)이냐의 저울질에서 독점쪽에 승부를 걸고나선 것이다.
김위원장의 이같은 선택에는 지방선거이후 정국 정세변화에 대한 판단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고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이 추진하고있는 신당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있는 것에 고무돼 9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4대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원으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도 자신감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할 수있다.
김위원장은 또 여권의 분열조짐과 대북정책의 혼선등 거듭된 실책에 대해서도 유리하게 해석하고있다. 그는 민자당내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세력이 떨어져나가 자민련을 창당한 데 이어 조만간 대구 경북세력도 TK신당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회의가 제 1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고 97년 대선에서는 「신 4자 필승구도」가 형성될 수있다는 것이 김위원장의 판단이다. 김위원장은 여기서 한발 더나가 TK정치세력과 연합할 경우 대권장악을 확실히 굳힐 수있다고 보는 것같다. 김위원장이 박준규 박철언씨 등 TK지역 정치인사들과 꾸준히 접촉을 유지해온 것은 이러한 구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위원장은 지자제선거전에서 등권론 강조로 지역분할 및 자민련과의 연대를 통한 내각제 추진가능성에 대해 비난 여론이 적지않았다는 점도 의식하고있는 것같다. 김위원장이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은 국민여론이 대통령중심제인 것으로 듣고있다고 말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김위원장이 대통령제 고수를 천명하고 나선데는 김영삼 대통령이 내각제를 극력 반대하는한 내각제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요인도 작용하고있다.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와 연대해 김대통령을 압박하는 방법이 가능할 수있으나 연대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최근 김총재 역시 15대 대선은 대통령제로 치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변화를 보이고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김위원장의 대통령중심제 강조가 김대통령의 내각제개헌추진을 유인해내려는 고도의 계산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위원장은 또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국민의 의사에 따르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내년 총선결과에 따라서는 내각제로 다시 선회할 수있는 여운을 남겼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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