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작전팀 백개이상” 파악/단기승부 집착 조작수법 점차 지능화동방페레그린증권 이형근(32)대리 청부살인사건은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어두운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증권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은 증권시장의 암적행위로 지적돼 온 「작전」이 살인까지 불러온데 대해 경악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작전세력을 단호히 처벌, 이들이 다시는 증권시장에 기생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작전」은 개인이나 일부 세력이 공모해 주식을 대량매입하고 헛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주식을 되팔아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증권거래법은 이같은 행위를 명백한 불법행위로 못박아 놓고 있다.
그러나 「작전」은 증권시장에서 끝없이 문제를 일으켜 왔다. 증권가에는 언제나 작전설이 난무하면서 주식이 갑자기 뛰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증권사나 기관투자사 직원들은 「작전」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작전세력은 대개 지연 학연등을 배경으로 사채업자, 금융기관의 펀드매니저, 증권사영업직원들로 구성된다. 증권거래소측에 의하면 YE파(Y대상대동기), 부산CPA파, S대69학번파, KE파(K대동기), D상고파, 명동이나 강남의 사채업자(투자클럽)와 증권회사 지점장과의 연계등이 대표적인 작전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피살된 이대리도 「D상고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는 1백개 이상의 작전팀이 주가조작등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들어만 「작전」에 의한 주가조작으로 검찰에 고발되거나 처벌을 받은 사람이 10여명이나 되고 내부자거래로 거액을 챙겼다가 검찰에 고발된 사람도 5명이나 된다. 회사대표는 물론 증권회사간부와 함께 펀드매니저등 증권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거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관련돼있었다. 주가조작수법 과거와는 달리 점차 조직화·지능화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기업자금의 직접조달시장으로 우리경제의 젖줄역할을 해야할 증권시장이 크게 멍들어 있음이 또한번 확인됐다. 증권가의 한 전문가는 『작전이나 내부자거래등 주가조작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규정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단기승부에만 집착하는 기관투자자들의 과당경쟁이 만연하고 있는 풍토에서는 작전세력이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안정기능등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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