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께 기점으로 조정국면”/어제 786.80원까지 올라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값」오름세가 주춤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달러값이 연일 폭등하고 있다. 18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8원40전 오른 7백86원80전까지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7일 7백87원70전이후 최고치다. 불과 3일만에 25원40전이 오르는 폭등세가 3일째 지속됐다.
국제시장에서 달러값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위기가 국내시장에 반영돼 외환딜러들이 달러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달러는 무조건 사고보자」는 가수요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 이를 이용한 투기성 매입까지 겹쳐 달러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에 따른 외국자본 유입은 이미 한도소진으로 추가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수급악화기대감도 가세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엔저·고달러」현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엔저가 일본경제의 기초약화에서 비롯된 근본적 약세라기보다 미국 독일 중앙은행등의 시장개입등이 일시적으로 국제시장의 달러수급에 변화를 초래한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때문이다. 따라서 일본경제가 1천억달러이상의 흑자를 내는 한 엔저는 지속될 수 없다는게 정부의 시각이다. 따라서 국제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이 조정을 받게 되면 자연히 국내 달러값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달러가 폭등(원화절하)하고 있는데도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올 연초에 경기과열과 물가불안을 우려, 경상수지적자로 달러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달러값이 내리는 쪽(원화절상)으로 적극 유도했던 데서 급선회한 것이다. 이젠 오히려 달러값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에 대한 방어보다는 달러값을 올리더라도 엔저로 인한 수출업체의 경쟁력 약화를 희석시키는데 정책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간경제연구소측에서도 대체로 최근 폭등하고 있는 달러값이 연말이나 내년초를 기점으로 조정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연호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엔·달러환율은 연말까지 95∼1백엔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며 엔·달러환율이 안정되고 그 여파로 일본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다시 엔고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따라 국내 원·달러환율도 일시적으로 7백80대까지 올랐다가 7백60대후반정도로 조정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연구위원은 또 『국내 외환시장은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3차개방으로 외국자본이 대거 유입, 달러값이 안정될 수밖에 없다』며 『외국자본의 본격 유입이 빠르면 자본시장 3차개방보다 2∼3년 앞서 내년부터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원·달러환율은 연말이나 내년초부터 조정을 받는 대세하락선상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화절하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가 원·달러환율이 7백80원대를 넘어서 수출단가 상승→통화증발효과→물가압력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또다시 원화절상을 적극 유도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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