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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경축 「한국음악인 대향연」(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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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경축 「한국음악인 대향연」(발언대)

입력
199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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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예술 독무대 우리것 아쉬워서울시의 「조국을 빛낸 해외동포 초청」사업에 초대되어 서울에 왔다. 지난 14일 서울시장의 환영연에서 감사패를 받고 15일 중앙경축식에 참석한뒤 길놀이도 구경했으며 경복궁 경회루 경축연회장에서 대통령도 만났다. 광복 5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에도 참석했다. 연주회에는 대단한 우리 음악인들이 출연했다.

연주회는 음향이 좋은 콘서트홀이 아닌 야외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렇다면 이 연주회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국가의 공식적인 경축행사로 마련된 것이 틀림없다. 문화체육부가 주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광복절 경축식이란 일제의 사슬에서 풀려나 우리의 것을 되찾은 기쁨을 경축하는 행사이다. 그러나 연주회에서는 안타깝게도 서양음악만이 연주됐다. 마지막 연주곡 안익태선생의 「한국환상곡」만 제외하면 모두 서양음악이었다(엄밀히 말하자면 「한국환상곡」도 서양음악이지만).

이날 행사는 연주와 더불어 2대의 대형 스크린으로 우리의 옛 것들을 보여 주었다. 지나간 역사를 더듬어 보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공연내용은 온통 서양예술의 독무대였다. 우리나라에는 오랜 세월동안 전해져 온 궁중음악과 무속적 민속음악이 있다. 궁중음악은 일제때 버림을 당해 사라져 가던 것을 1930년대 여섯 분의 국악인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겨우 일부를 복원, 지금은 국립국악원이 보존하고 있다. 광복후 우리는 서양의 영향을 받아 그들의 고전음악을 더 좋아했다. 국악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양음악풍의 변형된 새로운 창작국악도 생겨났다. 물론 국악의 국제화를 위해 작곡가와 음악가들이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연주회에서는 명창 박동진선생이 첼로반주에 맞춰 판소리를 부르셨는데 이것 역시 안타까웠다. 주최측이 당대 최고의 판소리명창에 어울리는 대접을 하지 못한 것같다. 한 시인이 반주에 맞춰 시를 낭송한 정도로 보여졌다. 판소리와 첼로가 잘 조화되지도 못했다.

이 연주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광복절의 경축식으로서는 어색했다. 우리의 것보다는 서양의 것을 찾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함께 갔던 다른 분들도 비슷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꼭 우리 것만 내세울 필요는 없지만 앞으로는 우리 것과 서양 것사이에 균형감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진희 재미 작곡가·국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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