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정계복귀를 선언한 김대중 창당준비위원장의 한달 성적표는 어떨까. 이 물음에 김위원장측은 일단 「성공」이라는 답을 내놓고 한달전 김위원장의 정계복귀와 신당창당에 쏠렸던 비판여론의 강도를 감안하면 성적표가 그다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물론 김이사장 자신은 지난 한달에 대해 『내 정치생활에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에게 향한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생각이상으로 부담스러웠다는 얘기이다. 항상 명쾌한 논리를 구사하는 김위원장에게 정계복귀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없을리 없다. 그러나 김위원장은 『변명하지 않겠다』는 말로 논리를 대신했다. 세차례 대권도전에 실패한 그가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선택을 우선시하는 우리 유권자의 투표행태를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른다.
정계복귀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김위원장은 요즘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측근인사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순조로운 창당과정이 이같은 자신감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신당측은 대다수 의원의 신당참여와 비교적 무난했던 영입작업, 그리고 창당발기인대회의 신선함등을 성공적 측면으로 꼽고있다.
이와 함께 김위원장측은 여권의 정국운영 난맥상도 「DJ성적표」에 기여한 주요요인으로 꼽고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와 대북쌀지원을 둘러싼 정책혼선, 서석재 전장관 발언파동과 이로 인한 여권내 분열등이 신당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자신감때문인지 김위원장은 최근들어 여권, 특히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공세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또한 한때 내비쳤던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에 다시 무게를 싣는 느낌이다.
그러나 김위원장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 그에게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과 고비가 적지않다. 그동안 중요한 지지기반이었던 청장년 운동권층이 거침없이 김위원장을 포함한 「3김구도」청산을 외치는 현상과 기성정치권을 어떻게 뛰어넘느냐는 문제는 그가 풀어야할 당면과제이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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