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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광복 50년… 통계로 본 세계속의 한국/통계청 발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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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광복 50년… 통계로 본 세계속의 한국/통계청 발표­1

입력
199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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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99% “완전취학”/경제활동 참가율 61% 선진국보다 높아/생필품가격 비싼 편… 엥겔계수도 아직 29.521세기를 눈앞에 둔 세계속에 한국의 좌표는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 오랜 식민통치와 전쟁이 남긴 폐허더미 위에서 일어난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동안 경이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경제는 선진국진입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일부 산업은 이미 세계정상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선진국 운운하기엔 부끄러운 부문도 적지않다. 급격한 경제발전과 사회변화는 「불균형」을 낳았고 환경문제 등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통계청은 17일 광복 50주년을 맞아 세계속의 한국의 위상, 그 부문별 명암을 밝힌 「통계로 본 세계와 한국」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요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교육◁

한국인들의 높은 향학열은 취학률을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초등교육취학률은 사실상 완전취학상태인 99%를 기록했고 10만명당 고등교육(전문대이상)학생수도 4천5백40명으로 캐나다(7천1백97명) 미국(5천6백53명)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31위에 머물렀다. 15세이상 인구의 문맹률은 3.7%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중 하나로 꼽혔다.

▷취업·노동◁

젊은층과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가 매우 저조하다. 15세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로 선진·경쟁국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지만 47%에 머무르고 있는 여성참가율은 일본(50%) 미국(56%) 싱가포르(51%)보다 낮다.

지능 체력이 가장 왕성한 15∼34세 인력도 대부분 취학과 고시공부 육체노동직기피등으로 인해 경제활동참가가 부진한 실정이다.

직업별로는 전문기술직 생산노무직 판매서비스직 비중이 10대31대27로 일본(11대34대23) 타이완(25대38대26)등과 대조를 이루면서 우리나라의 전문인력부재와 골깊은 3D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통신◁

세계 상중위권이지만 첨단정보과학은 낙후되어 있다. 인구 백명당 전화회선수(34.7회선)는 세계 34위, 백가구당 회선수(98.1회선)는 21위였고 이동전화(핸드폰 카폰)와 무선호출기(삐삐) 가입자수도 92년 현재 각각 만명당 62.3명, 3백32.5명으로 각각 세계 38, 11위를 차지했다. 한사람이 사용하는 연간 국제전화통화시간은 7분으로 세계 82위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통신망수는 1백17개로 미국(1만3천개) 일본(7백개) 타이완(1백70개)에 미달, 낙후된 첨단정보통신 이용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물가◁

생필품가격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쌀 1㎏가격은 1.8달러로 일본(3.7달러)보다는 낮지만 미국(1.2달러) 중국(0.2달러) 말레이시아(4.2달러)보다 높다.

쇠고기 1㎏도 우리나라(20달러)는 일본 독일 노르웨이에 비하면 싸지만 미국(7.5달러) 중국(1.7달러) 싱가포르(8.2달러)보다는 비싸다. 0.7달러인 우리나라 맥주 1병값은 유럽보다는 높지만 일본과 말레이시아(1.2달러) 싱가포르(1.4달러)등보다는 절반수준이다.

▷소비·영양◁

우리나라 엥겔계수(최종소비지출중 식료품비중)는 29.5로 12∼21수준인 선진국과 싱가포르 홍콩등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 돈을 주로 먹고 마시는데 쓰고 문화 레저 교육등엔 상대적으로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식물성 식생활」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하루 섭취열량중 15%가 동물성, 85%는 식물성이지만 서구인들은 동물성 섭취열량이 25∼40%에 달한다. 단백질과 지방섭취량도 각각 선진국의 70∼88%, 40∼50%수준에 불과, 뚜렷한 곡물(탄수화물)위주의 식생활이 확인됐다.

▷문화·언론◁

우리나라의 도서발행종류수는 2만4천7백83종으로 세계 9위권이지만 사회·인문·순수과학서적이 주류인 선진국과는 달리 학습참고서 아동도서 종교서적이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세계화정도를 간접 반영하는 원서번역발간수는 이보다 다소 낮은 20위수준이다. 인구 천명당 신문발행부수는 세계 11위(4백12부), 신문용지사용량은 20위(13.4톤)를 차지했다. 라디오는 1명당 1대(12위), TV는 5명에 1대(65위)꼴로 보급돼 있다.

▷운송·관광◁

인구 백명당 자동차보유대수는 12대로 세계 60위권에 해당한다. 도로포장률은 세계 24위인 87.4%를 기록,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실태를 드러냈다. 국제항공노선 여객자수는 연 5백12만명선으로 전세계 총승객의 1.7%를 점유, 세계 12위권을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관광수입액(33억달러)은 세계 22위, 여행객 한사람이 국내관광에서 쓰는 돈은 평균 1천13달러이다. 반면 우리나라 관광지출액은 38억달러로 국민 한 사람이 1백68달러씩 쓴 셈이다.<이성철 기자>

◎「삶의 질」은 여전히 후진국/과잉 노동시간·산업재해 시달려/대기오염 선진국의 3∼5배수준

우리나라 경제는 크게 도약했지만 「삶의 질」은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동 환경 교통등 핵심 생활여건은 우리의 경제력과는 딴판으로 불명예스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선 가치창출의 원천이자 삶의 일터인 노동분야는 과도한 임금인상과 파업, 과잉노동시간과 잦은 산업재해로 얼룩져 있다. 85∼92년중 국내 제조업근로자의 실질임금상승률은 연평균 10.1%로 타이완(11.5%)에 이어 주요경쟁국중 2위를 차지했다. 파업근로자 1인당 연평균 작업손실일수는 14.2일로 인도 멕시코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파업피해가 큰 나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금이 오르고 파업이 잦아도 노동여건은 별로 개선된게 없다. 제조업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유럽국가들보다 10시간이상 긴 49시간으로 선진경제권에서 가장 길다. 근로자 10만명당 34명꼴인 노동재해율 역시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15명) 필리핀(8명) 홍콩(10명)보다도 월등히 높다. 사용자는 고임금과 파업에 시달리고 근로자는 과잉근무와 산업재해에 시달리며 서로 실익없는 「네거티브 섬 게임」만 하고 있는 셈이다. 삶의 질을 좌우하는 물가도 역시 문제였다. 88∼93년 국내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6.9%. 일본은 2.3%, 유럽 최고라는 이탈리아도 5.7%였고 타이완(3.9%) 싱가포르(2.8%) 말레이시아(3.6)등 경쟁국도 우리같은 인플레는 없었다.

세계화한 산업수준에 「걸맞게」 환경오염도 세계적 수준에 진입했다. 대표적 산업공해로 산성비의 원인인 아황산가스 농도는 서울이 1백23.2㎍/㎥으로 도쿄(26㎍/㎥) 뉴욕(37㎍/㎥) 런던(32㎍/㎥) 파리(38㎍/㎥)등 선진국 대도시보다 3∼5배는 높았다.

한국인 10만명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93년 현재 23.6명이다. 세계 11위이지만 일본(8.8명)은 66위, 미국(15.4명) 29위, 캐나다(12.7명)는 37위였고 「톱10 국가」들은 한결같이 헝가리 스와질랜드 오만 마케도니아등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나라들이었다.

술 담배 과로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나라는 남녀 공히 간암사망률(10만명당 35.2명) 세계 1위였다. 위암 고혈압 간질환등도 모두 10위권 이내였다. 그러나 의료보건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어 10만명당 의사수는 1백17명으로 일본(1백75명) 프랑스(3백명) 이탈리아(4백75명)보다 크게 적고 1인당 보건의료비지출도 3백65달러로 1천달러를 훨씬 넘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백년대계를 좌우할 초등교육의 여건도 후진국수준이다. 교사 1인당 학생수는 31명으로 10명대인 선진국은 물론 타이완(25명) 태국(17명) 말레이시아(20명)와도 부끄러운 대조를 이루고 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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