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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뇌부 “어떻게하나” 갈팡질팡/「12·12 육본통화 감청」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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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뇌부 “어떻게하나” 갈팡질팡/「12·12 육본통화 감청」 내용

입력
199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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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부측 장교 “출동 안합니다” 허위보고/장태완 사령관 “어쩌자고 총장을 납치하나”/노 국방 “내명령만 들으라” 지휘혼선 야기12·12 사태 당시 전두환보안사령관측의 군사행동을 진압하려던 육군본부측의 통화내용이 담긴 80분짜리 녹음테이프가 17일 공개됐다.

월간조선이 입수해 「보안사의 비밀 녹음테이프」라고 9월호에 공개한 녹음테이프에는 주로 이건영 당시 3군사령관(이하 당시직책)이 노재현 국방장관 김용휴 국방차관 김종환 합참의장 윤성민 육군참모차장 장태완 수경사령관 진종채 2군사령관, 전두환 장군측의 지시에 따라 병력을 동원한 구창회 9사단참모장 이상규 2기갑여단장등 30여명과 나눈 통화내용이 담겨있다.

테이프는 ▲윤참모차장이 통화중에 이 사건을 「하나의 쿠데타」라고 성격규정을 하고 있으며 ▲노장관이 3군사령관에게 『나의 육성명령만 들으라』고 지시해 육본측의 지휘권을 마비시킨 점 ▲13일 상오 노장관이 3군사령관에게 『상의할 일이 있으니 안심하고 장관실로 오라』고 한 뒤 장관실 앞에서 대기중이던 합수부요원에게 연행되도록 유도한 사실을 밝혀준다. 또 무력진압 의지를 불태우는 장수경 사령관의 쉰 목소리와 허위보고를 하는 합수부측 장교의 불안한 음성, 갈팡질팡하는 군수뇌부의 넋두리등 긴박했던 상황이 담겨있다. 중요 내용을 요약한다.

<12월13일 상오 2시 이건영 3군사령관과 윤성민 참모차장과의 통화>(이사령관) 『그러니까 지금 1공수에서 와가지고 육군본부, 국방부에 갔단 말이지요』(윤차장) 『예. 지금 점령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글쎄 말입니다』 『아! 이걸 어떻게 하지,어떻게 되는 건가…』

<이3군사령관이 예하 수도군단 참모장 김성환 준장에게 수경사 30단에 가 있던 차규헌 군단장의 행적을 묻자 김참모장이 얼버무리다 질책을 받는 내용> 『그런데 군단장이 왜 거기 가 있는가, 30단에…』 『…』 『지금 군단장이 30단에 가 있다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차군단장의)부관은 지금 어디서 전화를 받나?』 『…』 『부관이 지금 참모장 하고 전화를 통하는 게 어디서 통하지?』 『확인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직접 전화통화하지 않았나?』 『예』 『그러면 지금 참모장이 그 상태를 잘 모르는가,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가?』

<이사령관은 구참모장과의 통화직전 김봉규 9사단 30연대장으로부터 부대출동지시를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구참모장은 이를 부인하는 통화>

『9사단 30연대가 어디 출동하는 모양인데 어디 출동시키는가』 『연대출동 안합니다』 『그런데 어디 출동한다고 그러는데 무슨 소리야』 『연대가 말입니까』 『응』 『연대출동 안합니다』 『지금 9사단 30연대장이 삼송리까지 출동한다고 전화가 왔는데…』 『연대 출동 안합니다』

<12일 하오 10시16분께 장수경사령관이 이3군사령관과의 통화에서 30단에 모여있던 유학성 차규헌 황영시 중장 등 합수부측의 회유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무력진압 의사를 강력하게 밝힌 내용>(장사령관)『「유장군님, 남의 부대에 와서 왜 이럽니까」 제가 이상해서 이렇게 물으니까 (유장군이) 「에이 장장군 거 알면서 왜 그래 이리와」「이리 오기는 어딜와. 당신 왜 그래요. 왜 남의 부대에 한밤중에 와서 무슨 지랄하고 있어. 쏴죽인다」 이렇게 했더니 황장군한테 전화를 바꿔요. 황장군이 「장태완이 너 왜 그래. 알만한 사람이 나하고 다 통할 수 있는 처진데 왜 그래. 너 이리 와」 「아니 왜 이라십니까, 왜 그 우리 좋은 총장님을 어쩌자고 납치해가고 왜 이라요. 정말 그라면 내 죽여」 했더니 「차규헌이도 와있고 다 와있는데 마, 이리와」 「무슨…, 혼자 다해먹어, 임마 난 죽기로 결심한 놈이야」』

<노재현 국방장관이 12일 하오 10시30분 이3군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참모차장의 지시도 받지 말고 자신의 명령에 따라 부대를 움직이라고 지시, 참모총장을 대신해 군을 지휘하고 있던 윤참모차장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군지휘체계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내용> (이사령관) 『육군본부서 명령계통이 일률적으로 나와야지 여러 곳에서 나오면 안돼요』(윤차장) 『저희들이 수경사에 있는데 여기서 할 것입니다』(이사령관) 『알겠어요. 장관님이 직접 말하기 전에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알고 계세요』

<두장교의 잡담> 『응, 합참의장도 바뀔 것 같아. 그리고 이번에 이동이 많을 것같다. 육사교장이 다 뭐해 가지고 아마 오늘 내일간에 매듭이 지어질 것 같애』 『원로들 싹 바뀌더군. 그렇지요. 엘리트들로…』 『요샌 월급 타먹고 애들하고 편히 사는게 좋지, 감투 많이 써봐야 만날 청결이나 하고 말이지』 『그 옆방이나 밀고 들어가요』 『하하하 참…』 『참 불행한 일이야. 정승화 참 그게…, 그 3군사령관도 그렇고 참 높은 게 좋은 게 아니에요』 <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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