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단행된 중국의 지하핵실험은 시의적으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다. 그렇지 않아도 전세계는 갈 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환경파괴와 무제한 핵개발경쟁으로 인한 자멸위험을 줄이기 위해 협의하며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다.그 대표적인 예로 우리는 바로 지난 12일 클린턴대통령에 의해 천명된 미국의 핵실험영구중단선언을 들 수가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그동안 국내의 끈질긴 핵무기성능확인을 위한 소규모실험필요성 요구와 주장을 끝내 거부함으로써 내년의 5대핵보유국간의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의 타결가능성을 높인바 있다.
이번 중국의 지하핵실험은 올들어 두번째이고 지난 64년 최초의 원자폭탄실험이후 43번째다. 중국은 실험사실만을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발표했을 뿐 장소, 규모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올해안에 최소한 또한차례, 그리고 내년중 3차례의 추가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져 전세계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날의 지하핵실험실시 배경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중·미, 중·대만, 그리고 중·북한간의 갈등이 우선 상당한 작용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대만의 외교활성화와 유엔재가입시도 및 독립움직임이 중국지도부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면서 리덩후이(이등휘) 대만총통의 방미허용등 더욱 강화되고 있는 미·대만간의 고리를 차단하고 견제하기 위해서 핵실험 재개를 통한 거센 시위필요성을 고양시켰을 법하다.
클린턴 대통령의 핵실험영구중지선언으로 내년도에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짧은 기간안에 자신들의 취약한 핵기술향상을 도모하려 했다는 점 역시 짐작이 가능하다.
국내적으로 장쩌민(강택민) 주석은 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 임박과 함께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입지와 세력기반을 확립해야 할 긴박한 입장에 있다. 따라서 그 자신이 뿌리가 없는 군부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군의 강경한 입장을 도외시할 수가 없다. 그러한 증좌중 하나가 바로 며칠전 관영언론을 통해 발표된 「군인중 80%이상이 대만무력침공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무모한 핵실험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의 하나는 바로 프랑스의 핵실험강행에 촉매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 클린턴 대통령의 결단으로 조성된 내년의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협상타결전망을 어둡게 할 뿐만 아니라 안보·경제·외교등 우리와 밀접한 동북아지역의 안정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에 이번 중국의 지하핵실험은 세계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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