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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없는 세계」 국제노력에 “찬물”/중 올 두번째 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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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없는 세계」 국제노력에 “찬물”/중 올 두번째 핵실험

입력
199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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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압력 배제 핵기술 축적의도/미·중관계 등 긴장국면 치달을듯전 세계가 프랑스의 핵실험 재개 결정을 번복시키기 위해 정치 경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차에 중국이 17일 올들어 두번째 핵실험을 강행, 「핵없는 세계」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의 이번 핵실험은 한마디로 핵에 관한한 서방의 압력을 배제한 채 「독자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들어 두차례 감행한 핵실험 시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1백70여개국이 유엔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무기한 연장합의문에 서명한지 불과 사흘만인 지난 5월15일 북서부 신장(신강) 위구르자치구에서 TNT 40∼1백50킬로톤 규모의 핵실험을 실시했다. 중국정부도 당시 NPT체제 연장에 버젓이 합의했었기 때문에 당시 중국의 핵실험은 세계인들의 뒤통수를 내리친 격이었다.

이번 핵실험도 11일 빌 클린턴미대통령의 핵실험 영구 중단 발표를 계기로 서방에서 프랑스와 중국의 핵실험 철회를 겨냥한 반핵운동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실시되었다. 국제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사상 처음으로 베이징(북경)의 한 복판인 천안문광장에서 핵실험 반대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으나 중국은 그린피스 시위 이틀만에 통산 43번째 핵실험을 실시한 것이다. 중국당국은 서방측의 일방적인 「핵실험 유예」압력에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외교부는 이날 핵실험 사실을 공표하면서 『중국당국은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와 핵확산금지를 지지한다』는 말을 빠뜨리지않았다. 그렇다고 중국이 더이상 핵실험을 실시하지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금년중 최소한 한차례, 내년중에 3차례 더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력에도 불구, 핵실험을 강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체 핵기술의 보완 필요성 때문이다. 미국등 기존 핵보유국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핵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CTBT가 체결되기 이전에 가능한 한 많은 핵실험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려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핵실험 시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전략적인 대외 효과도 고려한 것같다. 내년으로 다가온 타이완(대만) 총통직선제를 앞두고 벌이는 타이완에 대한 무력시위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외교적 긴장상태에 놓인 미국에 경고를 보내는 카드로 핵실험만한 게 없다.

물론 핵실험에 따른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중국당국에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중국계 미국인 해리 우의 석방과 리덩후이(이등휘)타이완 총통의 미국방문, 무역 문제 등으로 꼬인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더욱 긴장국면으로 치달을 게 분명하다. 일본도 중국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대중 무상원조 삭감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동북아의 정세가 한동안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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