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27지방선거 이후 민자당은 줄곧 가슴앓이를 계속하고 있다. 오는 2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체제를 가다듬겠다고 하지만 얼마나 국민의 기대에 부합되는 모습으로 나타날지 의문이다.요즘의 언론보도는 민정계의 누구가 대표가 되고 민주계의 누구는 사무총장, 원내총무는 어떤 계파의 누구 하는 식의 추측들로 무성하다. 그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이름을 보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요직에 앉았다가 나가는 인물이나 새로 자리를 차지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비슷 비슷하다. 나가는 사람은 왜 나가는지, 들어오는 사람은 무엇때문에 들어오는지도 잘 모르겠다. 계파간의 나눠먹기 식이라면 더구나 국민과는 별 상관이 없다.
사실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런식의 개편이라면 심심풀이 가십화제나 될 뿐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개편을 해도 새맛도 나지 않고 바뀌어지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변화도 주지 못하면서 1년에도 몇번씩이나 자리바꿈을 하다보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만 어지럽다. 따라서 앞으로 드러날 민자당의 새 체제에 대해 크게 기대를 거는 국민도 없는 것 같다.
체제개편 전야의 민자당은 분위기부터 어수선하다. TK그룹이 어떠니 충청도 출신 의원들이 어떠니 해서 당내에서도 지역갈등이 벌어진지는 오래됐지만 이춘구 대표가 전국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도 심상치 않다. 가장 중요한 당내행사에 대표가 불참한다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원내총무 경선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민자당의 결정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선진국 수준의 세계적 정당을 만들기 위해 당내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면서 도입되었던 상징적 제도의 하나가 바로 원내총무 경선이 아니었던가. 그것도 총재가 추천한 2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하는 제한적 경선에 불과한 제도였는데 그것마저도 6개월만에 없앤다는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당내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처럼 후퇴하는 명분이나 이유에 대해서도 뚜렷한 설명이 없다.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되어 실시될때만 해도 두명의 후보중 한명이 사퇴함으로써 경선은 하나 마나한 싱거운 모습이 되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제대로 흉내도 한번 못내본 경선제도를 본궤도에 올려 놓으려는 노력 한번 없이 아예 버리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스스로의 당내 개혁을 이처럼 외면하면서 국정개혁은 어떻게 할 것인가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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