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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양안 전쟁 총성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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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양안 전쟁 총성날까

입력
199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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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차 미사일 훈련 실시로 한동안 잠잠했던 양안간의 「파고」가 다시 높아졌다. 미사일 훈련이 상징하는 타이완(대만)에 대한 중국의 지속적인 「무력시위」는 주가폭락 사태등 타이완에 일종의 「미사일 신드롬」을 야기시키고 있다. 미사일 훈련재개를 계기로 중국의 속셈과 타이완의 반응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중국 잇단 군사훈련 속셈/눈엣가시 이 총통 다단계 압박/독립의지 쐐기·미국에 반감표시 의도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15일부터 타이완 북부 마쭈(마조)섬 부근 공해에서 2차 미사일 발사 훈련을 개시, 타이완해협에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계속해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중국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훈련은 군사 목적보다는 정치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중국은 무력시위를 통해 리덩후이(이등휘) 타이완 총통의 타이완 독립 정책과 그 동조세력을 압박, 「두 개의 중국」 「일중일대」 움직임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쐐기를 박아놓자는 의도라는 것이다.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이른바 「강8조」를 통해 양안 관계의 적대 상태 해소를 호소하면서 중국은 외세의 간섭과 타이완의 독립을 막기 위해 무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나 『중국인은 중국인과 싸우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이총통이 미국 방문을 강행하고 독립 의지를 계속 드러내자 태도를 돌변, 최근 들어서는 중국 통일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으면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이 무력시위를 거듭하는 또다른 이유는 1차 미사일 발사훈련에서 자신감을 얻은 데 있다. 중국은 1차 훈련을 통해 타이완의 군사 대처능력을 간파했고 자신들이 노렸던 타이완의 사회 불안 현상이 기대 이상으로 야기됐음을 확인했다.

중국의 이번 훈련은 이총통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고 인권 문제 등 사사건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는 시위이기도 하다.

이번 훈련은 또 중국 내 강경파들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중국 지도부가 이총통의 방미, 타이완의 독립 움직임등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이번 훈련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타이완이 오는 10월10일부터 실시하려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제3국을 통한 양측의 타협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도 이번 2차훈련이 끝나는 25일 이후 열릴 예정인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긴장 완화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경제 등 타격 대만의 반응/불안심리보다 “단순 위협” 대세/환·증시엔 달러매입사태·주가폭락 야기

지난 16일 타이완 외환시장은 미달러화를 매입하려는 투자자와 수입업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미달러화는 달러당 27.456타이완 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90년 6월 이후 6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타이완 중앙은행이 자국 화폐를 매입하기 위해 이날 하룻동안 7억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허사였다.

중국이 15일부터 타이완 인근 동중국해상에서 군사훈련에 들어가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타이완 달러보다는 안전한 미달러화를 사모으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4일 타이완 증시는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 1백45포인트(3.12%)가 빠져 20개월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다.

증시의 이같은 하락은 지난달 21∼26일 동중국해상에서 중국군이 미사일 발사훈련에 돌입한 이후 일반적 현상이 됐다.

리덩후이(이등휘)총통에 대한 정치적 공세가 빈발해진 것도 중국의 미사일 훈련이 불러일으킨 현상중 하나다. 지난 13일 타이베이(대북)시에서는 우익시위대 7천명이 『이총통이 독립여론을 주도, 양안관계를 위기로 몰고가고 있다』며 이총통의 퇴진을 요구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총통에 대한 인기도 이에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방문 후 80%대에 달했던 지지율은 지난 7월말 중국의 1차훈련 직후 54%, 이달들어 2차훈련이 발표되자 45%로 떨어졌다.

이같은 최근의 현상을 놓고 일각에서는 이총통이 방미에서 얻어낸 외교적 성과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또한 무력시위를 통해 타이완의 독립열기를 잠재우는 한편 내년 3월 총통직선에서 독립노선을 지향하는 이총통 및 야당인사들의 집권을 차단하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성공하고 있다는 견해도 힘을 얻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패닉현상에도 불구, 대부분의 타이완인들은 중국의 잇단 군사훈련을 단순한 「위협용」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타이완인 79%가 중국이 침공할 경우 전장에 나가 싸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가장 곤혹스런 것은 이총통측이다. 총통직선이 있는 내년까지도 민심이 진정되지 않으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게 뻔하기 때문이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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