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노출패션에 로바다야키 음식/사무라이결투 오락·번역만화도 불티/“정신의 쇠말뚝” 우려 소리신세대가 일본문화에 물들어 가고있다. 내일의 주인공이라는 신세대가 오히려 일본문화를 유행·확산시키는 「첨병」노릇을 하고 있다.
신세대들 사이에 유행하는 패션은 물론 그들이 즐기는 노래, 먹거리, 심지어 놀이문화등에서는 판에 박은듯 일본색이 짙게 깔려있다. 일본문화를 이용하는 저질상혼도 문제지만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신세대의 자세가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광복50주년을 맞아 구 조선총독부의 첨탑을 제거하는등 사회 각분야에서 활발히 일고있는 일제잔재 청산작업과는 전혀 다른 세태의 한 단면이다.
16일 하오7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로데오거리. 초미니 스커트와 배꼽티를 입은 젊은 여성, 귀고리를 한 남자 청소년들이 거리에 넘쳐난다. 일본 신주쿠와 하라주쿠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다는, 속옷이 훤히 비치는 흰색바지도 쉽게 눈에 띈다. 바지의 윗부분을 조금 접어 팬티의 상표가 보이도록 입는 노출패션도 일본 패션을 답습한 것이다.
골목안으로는 일본풍 음식점이 즐비하다. 일본 요리명이 적힌, 검고 붉은 천이 내걸린 로바다야키만 50여개이상이 몰려 있다. 「아사」 「쇼군」 「가이」 「아랑」등 가게이름부터가 일본식 발음으로 표기돼 있고 아예 일본글자로 씌어진 가게도 많다. 가게안은 칼을 빼어든 사무라이등 왜색그림이 가득하고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이 음식을 들고 분주히 오가는 가운데 최신유행의 일본노래가 울린다.
17일 상오11시께 신촌 대학가의 한 오락실. 대학생들이 요즘 한창 인기있는 「사울라비 투혼」게임에 열중해 있다. 사무라이의 결투를 소재로 한 이 오락은 화면의 배경과 의상은 물론 게임용어도 모두 일본어로 돼있다. 신촌 Y만화방에서는 「드래곤볼」 「뫼비우스」등 일본번역만화 20여종이 불티나게 대여되고 있다.
같은 시각 한 서점앞에서는 한 무리의 여대생들이 「논노」등 일본패션잡지를 열심히 보고 있고 인근 옷가게에는 일본의 유명브랜드를 단 고가 의류가 가득하다.
한 가게주인은 『신세대의 올여름 최고 인기패션은 현재 일본에서 유행하는 허리까지 늘어지는 힙합형식의 고가의 청바지』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사회학과 이건(42)교수는 『일본 상업문화의 침략은 우리 젊은 세대의 의식을 황폐화시키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말뚝』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장학만·이현주 기자>장학만·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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