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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타령(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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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타령(장명수 칼럼)

입력
199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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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도 피서지에 다녀 온 사람들은 쓰레기 얘기를 하며 한탄하고 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나왔던 쓰레기 타령, 피서지마다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여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내년에는 좀 나아지겠지, 신문 방송이 요란하게 떠들면 쓰레기를 버렸던 사람들도 잘못을 깨닫겠지라고 해마다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사람들은 절망적인 분노를 느끼고 있다.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후 처음 맞는 이번 여름의 쓰레기 소동은 더욱 극심하여 유원지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피서객이 몰려오는 것만 봐도 겁이 난다. 어떻게 사람들이 그렇게 더러울 수 있는가』라고 머리를 흔들더라고 한다. 『더럽다』는 말은 쓰레기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 것이다. 자기가 쉬고 간 아름다운 자연의 품속에 오물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더러운 인간」이라고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광복 50주년 행사를 치른 한강공원도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거대한 돼지우리를 방불케 했다. 김밥과 과자와 수박이 악취를 풍기고, 행사안내 팸플릿과 포장지와 음료수병이 뒹구는 어지러운 공원은 「광복 50년」이란 말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해방된 새 나라를 세우고 반세기동안 열심히 일하여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 국민수준이 이 모양인데 1인당 소득 1만달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후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을 대책없이 치워버린 관청들도 문제다.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각자 가지고 갑시다』라고 써붙이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생각했다면, 너무 안이한 행정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쓰레기 대책반을 대대적으로 투입하여 그 지역의 관급봉투를 팔면서 그 봉투에 담아 어느 장소에 버리라는 안내를 해야 한다.

공원과 피서지의 쓰레기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국민의 이름으로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여 온국민이 파수꾼이 돼야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피서객들이 떠난 후 산더미같은 쓰레기를 속수무책으로 넘겨 받을 게 아니라 미리 단속반을 운영하여 내고장 명소의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온 국토를 쓰레기장으로, 공중변소로 만드는 사람들은 「더러운 인간」이라는 자신을 향한 손가락질, 우리의 영원한 어머니 자연이 흘리는 눈물을 보아야 한다. 그렇게 더러운 짓을 하면서 국민으로서 무슨 주장과 요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책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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