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하향조정·해외생산 확대등「포스트 엔고시대」에 대비한 재계의 발걸음이 부산하다. 엔고에 의한 호황은 서서히 마무리되고 미국의 무역수지개선 압박이 우리나라로 선회, 원화가 고개를 들 경우 수출은 물론 설비투자등 각종 기업운영여건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보다 31% 늘려잡은 5조8천억원의 올해 그룹투자계획은 예정대로 집행할 방침이지만 내년도 투자계획은 경기전반을 신중히 검토해 마련할 방침이다. 내년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과열경기대책에 따라 이미 지난 4월 당초 7조5천억원이었던 올해 투자계획을 7조원으로 하향조정했던 삼성그룹도 내년도 투자계획은 8조원선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상반기 투자증가율이 20%를 넘어섰던 대우그룹도 하반기부터는 투자규모를 다소 하향조정할 전망이다.
재계는 이와 함께 해외설비투자확대등 원화절상에 대비한 장기적인 전략마련에도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고시대 일본기업들의 생존방식이 타산지석이 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비중이 큰 업종일수록 해외생산기지이전을 활발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투자마인드가 위축될 경우 덩치가 작은 경공업위주의 기업들이 과감하게 해외이전에 나설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도 『원고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가정아래 후진국에 대한 생산기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해외생산규모를 국내생산과 맞먹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게 장기적인 전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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