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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얼굴없는 스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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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얼굴없는 스타」 생긴다

입력
1995.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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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발표 노래·소설 등 인기… 유명인 자리잡아/토론방 여론도 주도, 젊은이들에 영향력도 엄청나TV연예인이나 유명 스포츠맨만이 스타는 아니다. PC통신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얼굴없는 컴퓨터 스타」들이 속속 등장, 이미 신세대들 사이에 유명인으로 자리잡고 있다.PC통신망 가수 이화수(22·ID:EHWASOO)씨는 방송에서는 낯선 얼굴이지만 록발라드 「널 위한 나의 슬픔」으로 하이텔을 이용하는 신세대들 사이에 이미 잘 알려진 인기인. 컴퓨터에 사운드카드를 내장한 이용자들은 이씨의 노래를 집에서 들을 수 있다. 이씨는 PC통신망을 통해 팬들과 음악에 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전자메일로 팬레터를 받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을 준비중인 이씨는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노래를 통신망에 올렸다가 뜻밖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도 내 노래를 알릴 수 있어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컴퓨터 통신망 천리안에 개설된 대화토론방에서 토론의 주역으로 꾸준히 명성을 떨치고 있는 주인공은 신모라(ID LAURA2)씨. 강경한 논조로 토론방의 여론을 주도하거나 토론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도맡아 토론마니아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패소판결에 대한 주제로 토론방을 열어 하루 평균 60여명이 참여하는 열띤 토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신씨의 주장은 『남성우월의 편견에 사로잡힌 재판부를 해임해야 한다』는 것. 신씨의 적극적인 참여가 열기를 끌어올려 이 토론은 올라온 의견을 다시 조회하는 횟수가 4백여건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통신망 스타가 바깥세상에서의 입신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소설가들이다. PC통신소설은 대상층의 연령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작가들도 비교적 읽기 쉬우면서도 자극성과 흥미성이 높은 SF물이나 추리물 등을 많이 다룬다. PC통신망 작가들은 작품을 올리는 즉시 조회횟수나 독자평을 통해 통신독자들의 냉정하고도 신속한 평가를 받게 된다. 최근 신세대독자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끈 소설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씨도 PC통신망을 통해 스타가 된 뒤 출판계에 정식 데뷔했다.

나우콤 이용자들이 추천한 「나우콤작가」출신인 임달영(18·고3·ID: CDGGAM)군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PC통신망을 통해 연재한 자신의 팬터지소설 「레기오스」를 최근 출판했다. 「레기오스」의 출판을 맡은 퇴설당 출판사의 권아영씨는 『유능한 작가 발굴을 위해 컴퓨터 통신망의 이용자작품코너를 모니터한다』며 『조회자가 1백명미만인 다른 소설에 비해 「레기오스」는 조회자 1천명을 넘기는 빅히트를 해 인기를 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이텔의 인기작가 유상욱(ID:CULTFILM)씨도 PC통신을 통해 데뷔, 추리소설 「고양이 여인숙」과 「피아노살인」을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SF소설 「제마영웅문」을 하이텔에 연재하고 있는 김용범(ID: ORANGE1)씨도 유사제목의 아류작까지 양산해낼 만큼 인기를 끌고있다.

최근 하이텔 게시판의 「사랑의 초청연재」코너에 글을 올려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는 강태진(한글과 컴퓨터사 이사)씨는 『PC통신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인기인들도 많이 배출된다』며 『이들의 인기가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영향력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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