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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극 새해석 2편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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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극 새해석 2편 무대에

입력
1995.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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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로미오와 줄리엣」·기국서 「미친 리어」 연출/운율적 대사에 굿판같은 흥겨움 선사­로미오와 줄리엣/고전미 살리며 파탄치닫는 광기탐색­미친 리어셰익스피어로 돌아가자. 한국적 소재로 해체주의 연극을 펼쳐보이는 연출가 오태석과 부조리극 실험에 일가를 이룬 기국서가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10월5∼23일·호암아트홀), 「미친 리어」(17일∼9월24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등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무대화한다. 두 작업에 각별한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새로운 연극형식 만들기에 주력해온 이들이 고전적 텍스트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과 국내 연극계에 이렇다 할 결정판이 없는 셰익스피어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오태석은 『지금의 셰익스피어는 너무 위압적이거나 단조로워졌다. 셰익스피어시대의 셰익스피어처럼 장바구니를 들고, 굿보러 가는 흥겨움으로 다양한 계층이 즐길 수 있는 연극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우리의 굿판처럼 관객의 상상력과 간섭을 적극적으로 유도, 보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들리는 셰익스피어」. 대사는 가능한한 3·4조 4·4조로 번역, 「매정하거든 매몰차게/찌르거든 마주 찔러/횃불이 햇빛같이」식으로 한국적 운율을 전달한다. 무대는 셰익스피어가 공연했던 글로브극장의 시스템을 옮겨온다. 사실적인 세트를 배제하고 돌출무대와 막을 설치, 장면전환을 신속하게 이룬다.

그리고 철부지사랑과 극단적 증오에 현재적 의미를 부여한다. 칼싸움은 몬타규―캐플리트 양가의 대립을 선명하게 시각화하며 쉽게 화해하지 못하는 결말부분에 우리 사회의 남북대립, 반목등을 담는다.

「미친 리어」는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명작가시리즈의 하나. 90년대 들어 76단의 첫 공연인 이 작품은 기국서에게 하나의 전환이다. 78년 「관객모독」, 80년대 「햄릿 1∼5」등에서 악몽의 축제를 벌여온 그는 『이제 어떤 상실, 어떤 무너짐, 어떤 심연을 탐색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리어왕」을 「미친 리어」로 개명한 이유는 『미쳐가니까』라는 게 기국서의 설명. 그는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가는 과정,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실수를 돌이키지 못하고 파탄에 치닫는 비극이 「미친 리어」가 담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한다. 작품의 틀을 유지하고 고전미를 최대한 살려 리어왕의 광기를 살펴본다.

리어왕역은 친형 기국서로부터 『단정하고 엄격한 연기』라는 평을 들어온 기주봉이 맡았다. 화∼목 하오 7시30분 금 하오 3시 7시30분 토 하오 3시 6시30분 일 하오 3시. 580―1881<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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