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고령에 「자하산사 이후」 출간/노안에 비친 일상 정결한 시어에 담아한 평생을 시조창작과 발전에 힘써온 시조시인 이태극(82)씨가 다섯 번째 시조집 「자하산사 이후」(토방)를 냈다.
『양적으로야 시조인들도 꽤 늘었지만 자유시단에 비할 바 못되고, 그보다 배우는 청소년들이나 일반독자들이 시조와 접할 기회가 자꾸 줄어드는게 안타깝다』는 그는 35년째 시조전문지 계간 「시조문학」을 발행하면서 노령에도 불구하고 남모르게 시조융성에 온 힘을 다해왔다. 시조계의 현황을 되돌아 보면서 그는 시조시인협회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만 6백여명에다 대전 부산 대구등지에서 전국 또는 지역규모로 매년 시조백일장이 열리고 시조문학상도 몇 있어 시조인들의 흐름이 끊어지진 않았지만 독자층이 엷어지면서 시조가 잊혀져 가는게 걱정스럽다고 한다.
같은 연배의 김상옥 정완영씨 등과 함께 창작의 열정을 늦추지 않고 있는 그는 시조가 갖는 의의를 『전통의 우리문학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축약·생략과 고아한 비유로 어우러지는 독특한 단형미』라고 설명한다.
「저겨 일어서니 천길 만길 낭떠러지/그 아래 허줏간에 모과수 열매 뵌다./엇물린 쇠소리는 높아 비지땀을 쏟는데.//…드넓은 공간 속도 성에 차지 않다는데/단칸 셋방에는 봄기운이 오고 간다./이 어둠 밝힐 여명 따라 손을 모는 이 길목」(「이 길목에서」중) 빛과 생명의 이미지를 주로 하여 서정적인 시조풍을 지켜왔던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노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상을 밝고 정결한 시어에 담았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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