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희생 한인위령비 외로이…/매일 남녀 수십명 몰려 사교춤「중국과 한국 양국 젊은이들이 전투를 통해 맺는 우의는 만고장청할 것이다」
광저우(광주) 혁명열사릉원에 있는 한국인희생자 위령비에 새겨진 비문중의 한구절이다. 열사릉원은 1927년 12월11일 국민당정부에 대항해 일어났던 공산당봉기때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지난 60년대초 세워진 공원. 이 봉기로 5천7백여명의 중국인들과 함께 한국인 청년 1백50여명이 먼 이국땅에서 낯선 「이념」을 위해 싸우다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위령비는 중국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관과 커다란 무덤을 비켜지나 정문에서는 한참 떨어진 호젓한 곳에 서 있다. 높이 1정도되는 돌받침대위에 가로 1 높이 2의 아담한 크기이다.
그러나 광주혁명열사릉원을 찾는 중국인의 발길은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기껏해야 외지인들이나 외국방문객들이 관광코스로 잡혀 있는 이곳을 무심코 들렀다가 지나갈 뿐이다. 한국인희생자 위령비를 기억하고 찾는 이는 더더욱 있을리 없다. 요즘 인공호수와 정자등으로 둘러싸인 이곳에는 춤바람이 거세다. 매일같이 수십명의 남녀들이 몰려들어 서양음악을 틀어놓고 사교춤을 추느라 여념이 없다.<광저우=김병주 기자>광저우=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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