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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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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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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쇠사슬에서 풀려난지 50년…. 광복50주년을 맞이하는 감회는 새롭다. 가슴 깊숙이 쌓여온 회한과 아물지 못한 상처가 새삼스럽게 슬픔과 서러움을 북받치게 하고 오늘의 성취를 지난 세월에 비추어 보며 감격에 젖게도 한다. ◆이만한 정도의 경제를 일구어낸 것이 대견스럽고 동족상잔의 전쟁과 4·19와 거듭되는 정변을 겪으면서 민주화의 초석을 놓은 것이 자랑스럽다. 신생 후진국이 산업화에도 성공하고 민주화도 이룩해 낸 것은 희귀한 사례이며 성장개발의 세계적인 전형이다. ◆그러나 일제의 사슬이 풀리고 외형적인 성공은 이룩했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 일본 경제의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백만원 짜리 컴퓨터 한대를 만드는데 19만원 어치의 일제 부품을 들여와야 하고 오디오 같은 음향기기의 경우는 21만원 어치의 일제를 써야 만들 수 있다. 정밀기기는 대일수입의존도가 37%나 된다. ◆경제적으로 보면 일본은 아직도 미국과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고 아시아에서 대동아공영권건설의 꿈을 착착 실현해 나가고 있다. 한국은 그 그늘에서 여전한 식민지 신세나 다름 없다. 동강난 국토와 피흘리는 분단의 상처는 지금도 생생한 아픔이고 대일경제예속은 여전한 식민지적 치욕이다. ◆반세기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광복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감격과 회한이 엇갈리는 미완의 광복이다. 대일누적적자 1천억달러, 대일기술의존도 50%로 일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예속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아픔과 함께 광복 50주년의 오늘을 슬프게 하고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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