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소득 77,000불 “G7 된다”/뉴로컴퓨터·암정복등 정보·복지사회로/총칼없는 경제전쟁 가열…분배요구 첨예화 될듯「다가올 반세기」는 「지나온 반세기」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될 것이다. 광복 50년의 의미는 1945년 해방의 그날을 회고하는 정서적 감회도, 혹은 30주년 40주년처럼 10년단위로 맞는 광복행사의 습관적 거창함도 아니다. 근대적 국가형성의 50년사를 마감한 우리가 펼칠 역사의 새 페이지가 바로 「2000년대」란 점에서 앞으로의 반세기는 지난 반세기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오랜 식민통치가 남긴 폐허, 분단과 전쟁,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점철된 지난 반세기였지만 그래도 경제주체들의 땀과 희생으로 올해 대망의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됐다.
다가올 반세기를 대비, 현재 정부가 야심있게 추진중인 「신경제 장기구상」에 의하면 우리나라 1인당 GNP는 2001년 2만달러, 2005년 3만달러, 2010년에 4만달러를 돌파해 2020년엔 7만7천달러에 이르게 된다. 이때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이태리 프랑스에 이어 세계 7위권에 진입, 명실상부한 「선진국클럽(G7)」의 일원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규모의 변화는 구조의 변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선 평균수명이 현재 71세에서 2021년엔 77세로 높아지면서 사회의 전반적 노령화가 가속화할 것이다. 전국토의 90%가 도시화하고 또 전인구의 90%이상이 도시에 살게 된다. 지난 반세기를 지배했던 성장과 희생의 이념은 앞으론 복지와 행복의 이데올로기로 바뀔 것이다.
혁신의 진원지는 무엇보다도 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TV전화 광역종합정보통신망 가솔린대체자동차 해양목장등이 금세기말까지, 초병렬컴퓨터 지능로봇 자동번역시스템 광집적회로등은 2020년까지 실용화하게 될 것이다. 이어 2050년엔 뉴로컴퓨터 초전도재료 바이오에너지등 「꿈의 기술」이 실현되고 인류의 마지막 적인 암도 마침내 정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반세기는 노동집약형에서 지식집약형으로, 일반제조업에서 정보통신산업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산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유기체(생명)와 무기체(기계기술)의 본격적 결합이 태동하는 시대인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온 지난 반세기의 성장동력만으론 전혀 이질적 환경의 다가올 반세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나라밖에선 거친 개방의 파도속에 국경은 허물어지고 총칼 대신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경제전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나라안에서도 정부의 영역과 통제수단이 갈수록 확대되는 가운데 한정된 과실을 둘러싼 계층간 지역간 분배요구는 더욱 첨예해진다.
지난 반세기의 과제는 「경제의 파이」자체를 키우는 것이고 그 목표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다가올 반세기의 숙제는 「파이」를 얼마나 알차게 만들고, 또 어떻게 나눠주느냐는 것이다. 강력한 정부와 국민들의 피땀만을 요구하는 낡은 정책수단과 의식으론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광복 50년만에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성장」의 동력 대신 다가올 반세기는 「효율과 정의」의 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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