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대한 무역흑자는 세계 각국의 눈총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일본이 무역흑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흑자가 1천억달러를 넘어섰으니 그럴만도 하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12번째 무역국을 자랑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세계 각국에서 벌어다 일본에 바치고 있는 셈이니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중증근강홍)가 일본총리시절 미국의 거센 압력을 견디다못해 국민 1인당 1백달러어치씩 외제물품을 사자고 호소한 일이 있다. 그러면 무역흑자를 1백20억달러이상 줄이게 된다며 스스로 백화점에 나가 넥타이등을 사기도 했다. 모두 미제가 아닌 유럽제를 샀지만. ◆일본국민들은 총리의 이같은 호소에도 「살만한 외제물품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국산품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소비재수입이 작년엔 1인당 1백90·6달러였던 것이 금년엔 상반기에 이미 1백5·9달러에 이르러 하반기에 2백달러선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소비재수입으로만 1백억달러 가까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외국의 좋은 가구나 옷등을 찾는 것은 거쳐야할 과정처럼 돼있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이 과정을 졸업하느냐 하는 점이다. 오로지 국민의 의식과 국산품의 질의 향상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외제선호와 국산품애용이란 애국심에만 안주하려는 국내제조업자들의 안이한 자세등으로 과정을 거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42년전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이 불과 67달러였음을 광복 50주년을 맞아 한번 떠올려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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