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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반세기(광복 50/다시 여는 반세기: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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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반세기(광복 50/다시 여는 반세기:9­1)

입력
1995.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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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인구 1,700만서 4,500만으로/평균수명도 무려 26.1년이나 길어져/과소비­범죄·교통사고급증등 어두운 측면도일제의 폭정을 벗어난지 올해로 50년. 반세기동안 우리의 사회·생활상은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달라졌다. 경제의 발전과 함께 누대에 걸친 가난의 그림자가 걷혔고 의식주의 기본과제가 해결되면서 레저와 문화생활이 일상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하게 됐다. 이제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 50년간의 사회·생활상의 변화는 크게 의식주의 서구화, 소비의 고급화, 각종 사회서비스의 증대, 문화·레저등 여가생활의 향상등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향락·퇴폐문화의 범람, 범죄의 증가, 교통사고를 비롯한 크고 작은 사고의 빈발, 가족연대의 이완등이 그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 50년간 2.66배로 증가했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 45년 남한인구는 1천6백87만명, 올해는 4천4백85만명이다. 특히 서울의 인구는 1백44만6천명(49년)에서 1천77만6천명으로 무려 7.45배로 늘어났다.

인구증가와 함께 평균수명도 크게 늘어났다. 광복이전인 42년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45세에 불과했다. 91년 현재 71.6세에 비하면 수명이 26세나 짧았던 셈이다. 이처럼 평균수명이 짧았던 것은 영아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방당시 영아사망률은 1천명당 77.5명(46년)에 달했으나 93년에는 남자 0.91명, 여자 0.79명으로 1백분의1수준으로 낮아졌다.

이같은 수명연장과 영아사망률의 하락은 식생활과 의료서비스의 향상에 따른 것이다. 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3년 61.0%에서 94년에는 29.7%로 대폭 낮아졌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먹고 사는 어려움이 그만큼 해소된 것이다.

의료서비스도 크게 향상됐다. 의사 1인당 인구수가 5천6백51명(48년)에서 8백24명(94년)으로 낮아진 것은 적어도 양적인 면에서 의료서비스가 대폭 확충되었음을 말해준다.

교통·통신수단의 변화 또한 눈부시다. 해방전인 44년 서울에는 2백34대의 전차가 운행되면서 하루 53만명의 시민을 실어날랐다. 지금에 비하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다. 80년대이후 자가용승용차의 보급은 괄목할 만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의 자동차등록대수는 7백40만대로 해방당시 6천3백37대에 비해 1천1백배나 늘어났다. 전화가입자수도 4만5천명(45년)에서 1천6백63만명으로 3백70배나 늘어났다. 최근에는 이동전화와 무선호출기가 보편화하면서 명실상부한 통신선진국으로 자리하게 됐다.

국민의 교육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25세이상 국민중 고졸이상 학력자의 비중은 지난 55년 1.7%에 불과했으나 90년에는 33.5%로 확대됐다. 대졸이상 고학력자도 같은기간에 1.3%에서 14.1%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뒤에는 어두운 부분도 있었다. 우선 소비의 증가가 과소비와 향락으로 오도된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각종 범죄도 늘었다. 71년 35만여건에 불과하던 형사범죄 발생건수는 93년 1백36만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강력범죄와 풍속범죄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자동차의 증가는 교통사고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했다. 전국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지난 51년 1천2백12건에서 93년에는 26만9백21건으로 2백15배나 늘어났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서구문화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가족관계를 포함한 인간관계도 크게 달라졌다. 핵가족화가 진전된 것은 물론이고 가족간의 유대가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이혼율도 크게 늘어 지난 70년 인구 1천명당 0.39명에 불과하던 이혼자수가 93년에는 1.45명으로 3.7배나 증가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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