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남북관계 등 굵직한 조치 잇따를 전망/당정 철저한 변화 요구… 대폭개편 가능성김영삼 대통령의 집권후반기 국정운영방향과 관련, 청와대에서는 부쩍 「큰 정치에로의 변화」를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예상을 깬 대폭적인 사면내용이 발표된 직후 청와대의 고위당국자도 『김대통령이 앞으로 큰 정치로 당당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정운영의 축인 「변화와 개혁」을 후퇴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운영의 틀을 폭넓게 잡아 「화합」의 색깔을 짙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분명히 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패배를 극복하고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를 도출함으로써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김대통령은 특유의 승부욕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변화를 앞세우며 민자당과 내각에 대해서도 「확실한 변화」를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변화가 국정운영의 스타일을 바꾼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측은 강조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조차 독단적이고 사조직에 의거한 통치스타일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김대통령의 생각은 그같은 소프트웨어상의 변화보다는 국정운영의 「내용」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자세가 권위적이라는 비판이 많지만 그것은 인기가 높았던 과거부터 쭉 그래왔다』며 『문제는 국정운영 자체가 국민에게 미흡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에서는 『연말까지 김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큰 정치」의 후속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그 하나하나가 지난 사면복권처럼 깜짝 놀랄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선 그중 하나가 오는 정기국회때 제출할 일반사면안이다. 행정법규위반자 1천여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일반사면은 국민대화합조치를 위해 해방이후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오는 8·15 경축사에서는 광복 5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원칙적 수준의 민족화합문제를 거론할 예정이지만 그 후속으로 남북문제에 있어서 획기적인 제안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거의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온 대야당문제에 있어서도 관계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통령의 구상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21일께 있을 당정개편내용이다. 청와대측은 『당이 이런 상태에 있어서는 내년 총선을 끌고갈 수 없다』며 개편의 중심을 당쪽에 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내각이나 청와대비서실은 총선출마준비를 위한 배려와 업무수행능력등에 있어서 개편요인은 있지만 연말까지 미룰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지난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당, 내각, 비서실 모두 형편없다』 『신명을 다해서 일하는 사람이 없다』며 강하게 질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당정진용 전반에 걸쳐 김대통령이 불신임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이나 일반인의 예상을 넘어서는 통치스타일로 미루어 내각과 청와대비서실의 대규모 개편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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