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국민회의(가칭)라는 이름의 신당이 11일 발기했다. 민주당이라는 야당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을 주축으로 하여 신진 인사들을 상당수 영입해서 만들어지는 제1야당이 첫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새정치 국민회의의 특징은 당초부터 김대중씨라는 개인적인 이미지와 지역적 배경이었다. 이날 발기대회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많은 인사들의 얼굴로 보아 사당이나 지역당의 색채는 상당히 엷어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김대중씨라는 사람을 떠나 신당을 생각할 수 없고 원내세력의 다수주류가 특정지역출신으로 이뤄졌다는 엄연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누가 뭐라고 해도 김대중씨가 이끄는 지역당의 모습이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앞으로 새정치국민회의의 가장 큰 과제다. 사당도 아니고 지역당도 아닌 국민정당 전국당의 모양을 갖추는 일이 급선무다. 그렇게 하려면 다른 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국적으로 골고루 지지기반을 다질 수가 없다.
그리고 사당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 전면에 내세웠던 소위 동교동계의 가신들을 뒤로 물러서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들 대신 새로 영입한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당이 과연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신당은 신당다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름만 신당이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맛이 나야 한다. 새정치국민회의라는 당명이나 이날의 발기인 대회 진행과정을 보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일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9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김대중씨의 언급은 진부한 구태의 말장난 같아 씁쓸하다.
신당은 앞으로 펼칠 정치활동에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 대안도 없이 구호와 슬로건만 외쳐대는 과거의 야당 행태는 이제 버려야 한다. 건전한 비판과 새로운 정책개발로 국민의 신뢰를 쌓아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한 야당으로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정치국민회의는 이날 발기 선언문에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 중소기업중심의 경제체제실현등을 내세웠다. 앞으로 정책개발이나 국회입법활동을 통해 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할지 국민들은 주시해야 한다.
앞으로 공식 창당대회를 갖고 정식간판을 달기까지는 한달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다. 그동안에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 더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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