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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계좌」도 미궁에/씨티은행 수색서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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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계좌」도 미궁에/씨티은행 수색서 못찾아

입력
199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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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실재여부 불투명/최초발설자 등 핵심 2명 잠적/전주실체 숨기기 의도일수도검찰의 「전직대통령 4천억원 가·차명계좌보유설」수사가 진행될수록 최소 1천억원의 가·차명예금계좌의 존재여부가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검찰이 10일 1천억원 가·차명계좌의 소유주로 알려진 이창수(43·호텔경영)씨 명의의 예금계좌가 있다고 알려진 씨티은행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결과 1천억원의 이씨 계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일단 비자금은 이 은행에 존재하지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씨와 함께 비실명예금의 편법실명전환을 최초로 발설한 전 J은행 대리 이재도(35)씨등 진상규명에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 2명이 잠적했고 이재도씨가 사기 등의 혐의로 수배중인 「브로커」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자금의 실재여부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의 한 관계자는 『문제의 비자금은 이씨가 횡령과 사기로 마련한 수억원의 검은 돈에 불과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두 이씨가 사기극을 준비하기 위해 이같은 거액 비자금설을 유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창수씨가 지난해 7월 은행원 이씨와 함께 박영철(43)씨와 김종환(42)씨등을 만나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까지 가르쳐주며 비실명예금의 실명전환문제를 부탁한 점으로 미루어 어떤 형태로든 비자금이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두 이씨가 그들 자신의 것이든 노출을 꺼리는 거물급 인물의 자금이든 드러내지 않으면서 단지 실명화가능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은행이름을 틀리게 흘렸을 공산도 있다. 이들이 잠적한 것은 무엇인가 떳떳지 못한 구석이 있고 이는 비자금의 실체를 숨기고 원주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편 씨티은행 강남지점은 이날 『지점의 총 수신고는 1천1백억원 뿐이며 1천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몰래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씨티은행본점측도 『강남지점등 서울 9개지점과 부산 2개지점의 총 수신고는 1조4천억원이며 비실명 예금규모는 35억원에 불과해 검은 돈이 우리은행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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