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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에 경제 재건 꿈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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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에 경제 재건 꿈 싹튼다

입력
199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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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내전 2년… 관광산업·해외투자유치 등 개발 박차왕국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20여년의 내전, 2백만명의 죽음, 3차례의 정권전복이 필요했던 나라 캄보디아. 크메르루주를 제외한 내전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70년 론 놀의 쿠데타로 축출됐던 노로돔 시아누크가 93년 9월 국왕에 복위함으로써 이제 킬링필드에서 전쟁의 불꽃은 사그라들고 있다. 정글과 산악에서 이념을 위해 싸웠던 정치지도자와 전사들은 과거의 적과 손을 잡고 세계 경제대전이라는 이들로서는 매우 낯선 전쟁에 나서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캄보디아어린이지원 사전조사단과 함께 지난달 9∼17일 탈내전 2년을 맞는 킬링필드에 들어가 관료 기업인 노동자 농민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메콩·삽·바사크 등 3개의 강이 뒤엉키는 장관을 지켜볼 수 있는 프놈펜 시소와스거리에 캄보디아의 희망이 있다. 바로 거리 변 프랑스식 건물에 자리잡고있는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이 3백달러에도 못미치는 극빈국 캄보디아가 공장을 건립하고 건물을 짓고 농수로를 만들기 위해 거의 유일한 돈줄인 해외투자를 유치할 목적으로 설립한 전담기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CDC가 생긴 이후 외국인들은 투자승인 면세 사업자등록등 행정업무를 여러 정부기관에 들르지 않고도 이곳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업무의 비중에 맞게 CDC의 의장은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가 맡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5월까지 이곳에서 승인을 받은 해외투자는 모두 1백건. 투자신청액수는 25억4천9백만달러(2조3백92억원)에 이른다. CDC의 여성공보담당자 수쿤티 라이에 의하면 이같은 투자유치실적은『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목표에 순조롭게 접근하는 수준』이다.

82년 친베트남 훈 센 정부가 외국인 투자법을 제정한 이래 10년간 투자신청은 모두 5백건이나 접수됐으나 승인을 받은 것은 45건에 불과했다. 이제 내전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20여년간 망명생활을 하면서 반군을 이끌었던 노로돔 시아누크가 국왕, 아들 노로돔 라나리드가 제1총리, 친베트남 공산정권의 수반 훈 센이 제2총리를 나눠 맡은 신정부는 대외적으로 자유시장 경제를 표방하면서 외국인 투자에대해 제한을 두지않아 신청이 승인을 의미할 정도가 됐다.

외국인투자의 증가에 힘입어 93년 4%였던 GDP성장률은 지난해 5%로 올라갔으며 올해는 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92년 1백76%까지 치솟았던 물가도 올해 10%이내에서 잡힐 것이 확실시돼 건실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미국 하원에서 캄보디아의 최혜국(MFN)대우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 나라 정부관료들 사이에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급격히 퍼져나가고 있다. 상업부장관 참 프라시드도 『캄보디아 물건의 대미수출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더 많은 투자가들이 싼 인력과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기위해 이 나라로 몰려들 것』이라고 자신있게 전망하고있다.

해외투자유치와 함께 이 나라가 안간힘을 쏟는 또 다른 분야가 관광산업이다. 세계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 사원이 있는 거대한 앙코르 유적지에 관광객을 유치, 손쉽게 외화벌이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앙코르 유적들은 세계적인 보물이어서 선진국들이 보존작업에 돈을 대주고있다. 현재는 일본 자금을 받아 유네스코가 98년까지 5년계획으로 바이온사원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프랑스의 아시아연구소가 바푸언유적을 보수하고 있다.

한편 앙코르와트에 현란한 불빛과 입체음향을 내는 장치를 부착해 관람객들에게 유적에 얽힌 내용을 사실감있게 설명해준다는 말레이시아 기업의 사업계획을 캄보디아 정부가 승인해놓은 상태이다.

이에따라 연간 캄보디아가 유치하는 관광객은 94년 10만명에서 올해는 2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5년 안에 1백만명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캄보디아 경제재건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비효율적인 정부기구. 관료직을 정파별로 안배를 하다보니 총리가 2명이고 내무부를 비롯한 주요부서에 장관도 2명씩이다. 사안마다 이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해야하기때문에 노력과 시간의 낭비가 많다는 것이 외국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프롬펜=이랑호 기자>

◎루 라이스렝 캄보디아 상업부 차관/“한국기업 진출땐 공단제공 등 편의 최선”

캄보디아 신정부에서 정책입안능력을 인정받아 경제개발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루 라이스렝 상업부 차관을 만나 2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 한국인투자증대 방안등을 알아봤다.

―지난 2년간의 경제개발 성과를 자평한다면.

『프놈펜 시민들은 신정부 출범이후 생활수준 향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앞으로의 경제성장 전망은.

『캄보디아는 잘 살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나라이다. 석유 루비 사파이어 금같은 광물의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관광자원인 앙코르 유적지를 가지고있다. 자유시장경제 채택으로 이같은 가능성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캄보디아 진출 한국기업의 현황과 한국업체의 진출증대 방안은.

『캄보디아 최대의 목재업체인 동캄목재와 50여명의 자영업자들이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기업가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브로커나 하위공무원을 만날 것도 없이 직접 사무실로 찾아오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겠다. 몇개 회사가 공동진출을 모색한다면 한국공단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한국과 미수교상태여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적으로는 수교가 안된 상태이나 경제적으로는 다른나라 기업인과 차별하지 않는다. 아울러 경제관계 증진이 수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앞으로 한국기업이 투자할 만한 분야를 추천한다면.

『농가공업이다. 값싼 농산물과 인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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