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반세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압축성장의 역사다. 세계의 오지, 극동의 한구석에 자리잡은 황폐화된 후진농업경제국이 세계의 중심부에 도전하는 신흥공업국(NIC)으로 비약했다.세계사의 소용돌이에서 국토·민족분단과 민족상잔의 전쟁등 역사적 역경을 딛고 이룩한 성취이기에 민족적 자긍도 가질만 하다.
우리 경제의 지난 반세기 족적에 우리 자신도 놀란다. 상전벽해다. 1인당 국민총생산액(GNP)이 경제통계조사가 실시된 53년 67달러였던 것이 올해에는 약1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약1백50배가 신장한 것이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궤도에 오른 70년이후부터는 연평균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액 기준)이 8.1%였다. 한국경제가 전략적으로 역점을 두어온 수출의 신장은 정부가 수립되던 48년 2천2백30만달러이던 것이 지난해 9백60억달러였으니 4천3백여배가 된다.
한국은행조사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세계적 위상은 92년 현재 GNP 15위, 1인당 GNP 38위로 70년의 각각 38위, 80위에서 격상된 것이다.
이러한 경제지표의 급신장은 놀라운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왔다. 수명연장, 지가 폭등, 자동차시대의 도래, 통신혁명 등이 상징적 사례다. 경제발전은 지도자의 통찰력 있는 비전, 강력한 리더십, 관료집단의 공인정신, 기업인들의 앙트르프르너십(기업가정신), 근로자들의 피와 땀 등 국민 각계의 합작품이다.
이제 빈곤은 극복됐다. 민족사상 최초의 위업이다. 그러나 영광된 과거에 안주만 할 수가 없다. 역사는 끝없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멈추면 정체한다. 역동적인 국제경쟁에서 탈락한다. 통일경제의 문제도 있다. 정부는 2005년 1인당 GNP 3만달러, 2010년 세계 7위의 경제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최대현안은 현행 세계 및 국내 경제의 대전환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세계개방경제체제에서 살아남자면 자생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길밖에 없다. 산업구조 개편, 연구개발투자 확대, 규제철폐, 경영합리화 및 민주화, 3D현상(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에 대한 기피증) 타결, 노사화합등 많은 처방이 동시다발로 제시되고 있다. 체계적으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하다. 재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전통적 가치관의 회복이다. 「정직」과 「땀」의 윤리다. 이것이 없으면 경제성장은 외화내빈이다. 삼풍백화점의 붕괴등 최근의 대형 인재들이 증거다. 한국은 선진국그룹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의 가입을 신청해두고 있다. 윤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세계의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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