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판매로 수입보전 노력불구/자국규제로 대외협상 타격예상백악관이 10일 발표한 청소년 흡연규제안은 미국 굴지의 담배회사들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한편 그들의 해외시장 확대노력을 한층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제안은 특히 88년의 「담배양허록」을 토대로 한 한·미간의 담배협상에서 한국측의 협상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으로서는 미국측의 광범위한 국내 판촉규제 조항이 대미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이날 미식품의약국(FDA)에 지시한 10대흡연 규제방안은 「미래의 잠재적 애연가」인 청소년을 상대로 한 담배 세일즈를 강력히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방안은 우선 18세 이하 청소년을 상대로 한 담배판매를 엄금하고 있다. 여기서 담배라함은 시가와 파이프 담배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담배제품을 말한다. 무인 자판기나 우편을 이용한 담배 구입도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학교나 운동장으로부터 약3백 이내에서는 담배광고가 금지된다. 설사 그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광고할 경우라도 흑백으로 된 문구만을 사용하되 특정제품을 선전할 수 없도록 돼있다.
광고문안에는 또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 3명 가운데 1명은 흡연으로 사망합니다』라는 등의 경고문을 추가해야 한다. 나아가 청소년의 흡연을 은연중 조장하는 경품행사를 금지하고 특정담배의 이름이 새겨진 경품의 증정도 금지된다. 담배회사가 특정 행사를 후원할 경우에도 회사이름만을 사용해야지 제품명을 써서는 안된다. 이를테면 「필립 모리스 테니스대회」는 무방하나 「버지니아 슬림스 대회」는 곤란하다.
백악관의 지침에 의하면 담배제조회사들은 자사 제품의 라벨과 광고, 유통 등의 과정에서 이같은 규제사항들이 철저히 이행되는지를 감시하고 이를 FDA에 보고해야 한다.
만일 이같은 조치를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 이내에 청소년 흡연율이 93년을 기준으로 할 때 50% 이하로 감소하지 않을 경우 FDA는 추가 규제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이 방안은 밝히고 있다.
이 규제안에 따라 미국의 담배업계는 시행 첫해에 1억4천3백만달러의 수입손실이 예상되며 10년째 되는 해에는 손실액이 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FDA는 추산하고 있다.
이때문에 그동안 『FDA는 담배제품을 규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흡연규제 방안에 반대해온 담배제조업자들은 이번 조치를 법정으로 끌고갈 가능성이 크다. 흡연규제를 둘러싼 공방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듯 하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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