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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끈 구유고내전 종군기자에도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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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끈 구유고내전 종군기자에도 “무덤”

입력
199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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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건 취재… BBC스코필드 76번째 사망「유럽의 공동묘지」로 불리는 구유고내전은 종군기자들에게도 거대한 무덤이다. 지난 9일 영국 BBC방송의 존 스코필드 기자(29)는 취재도중 총격을 받고 사망, 91년 구유고 내전발발 이후 희생된 76번째의 종군기자가 됐다.

전장이라는 현장은 기자들에게 특종의 기회와 함께 생명의 위협을 동시에 제공한다. 전투원들 못지않게 총탄속을 누벼야하는 종군기자들에게 방어수단이라고는 팔에 두른 기자표식 완장밖에 없다.

스코필드는 이날 크로아티아 크라이나지역 북부 브르긴모스트에서 크로아티아군과 세르비아계 반군의 교전현장을 취재하던 중 목에 탄환을 맞고 즉사했다. 그와 함께 현장에서 취재하던 동료 3명중 2명도 부상했다.

당시 이들은 교전 현장취재를 위해 크로아티아군의 검문소를 우회해 출입금지된 교전지역으로 들어갔다. 마침 불타는 마을이 보이자 이들 4명은 취재차량에서 내려 납작 엎드린채 현장중계를 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엎드려 적당히 엄폐하고 있는 그들에게 일제사격이 퍼부어진 것이다.

BBC측은 스코필드의 순직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그러나 『무시무시한 구유고 내전 취재는 스코필드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현장기자들의 용기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냉전이 와해되면서 지역분쟁이 잦아지자 종군기자들도 뛸 무대가 많아졌다. 그리고 이들의 활약에 따른 영향력도 커졌다. 현재 미국의 3대 전국 네트워크와 CNN, 영국의 BBC등은 구유고지역에 대규모 취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이들 취재단이 타전하는 기사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 뉴스를 배급하는 CNN은 백악관의 정책까지 움직여 「미국의 제 4부」라 불릴 정도이다.

이들 언론의 이같이 막강한 영향력뒤에는 바로 종군기자들의 피땀이 배어 있다. 지난해만해도 세계 분쟁지역 취재 도중 14명이 희생됐다. 지역별로 구유고지역 5명, 소말리아 3명, 체첸과 남아공이 각각 2명, 앙골라와 르완다에서 각각 1명씩이다.

반면에 스타가 될 기회도 많다. CNN의 크리스티아나 아만푸어(37·여)기자는 보스니아 인종청소를 고발해 지난해 에미상, 피보디상, 조지포크상을 받아 일약 영웅이 됐다.

이들의 취재방향은 선악을 결정짓기도 한다. 아만푸어의 경우에는 세르비아계의 만행을 중점 보도, 세르비아계를 「악의 세력」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서방언론에 밉보인 자는 그야말로 설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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