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사서 모든것 밝혀질 것”/친인척들 구체거론되자 예민전씨측/의혹 계속제기에 여전히 긴장노씨측5·6공측은 9일 「4천억원 비자금설」파문에 대한 검찰조사가 본격 시작됨에 따라 일단 검찰의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양측은 사안의 중요성을 의식한듯 가급적 말을 아꼈으나 검찰조사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거액 비자금설의 진원지가 전두환 전대통령측이란 내용의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경위서 내용이 보도된 이날 용평에서 휴가중인 전씨측은 이러한 소식을 전해듣고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얘기』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용평리조트 드레곤밸리호텔 301호 VIP룸에 투숙중인 전씨 가족들은 기자들과의 면담을 거절한채 인근 골프장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이 자리에는 부인 이순자씨와 장남 재국씨 내외등과 장세동 전안기부장등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전대통령은 서전장관의 발언이 처음 보도된 지난 3일 용평을 찾은 이래 그동안 문제의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관련 파문을 지켜보면서 애써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왔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용평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는 전전대통령 처남 이창석씨는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현지 소식통은 그가 용평콘도에 가족들과 묵고 있다고 확인해 주었다.
○…전전대통령진영은 전날까지만해도 6공측에 집중되던 의혹의 시선이 5공쪽으로 쏠리자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하며 이번 파문과의 무관함을 거듭 주장했다. 5공측은 특히 전전대통령의 친동생인 전경환씨와 처남인 이창석씨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나타냈다. 5공측은 4천억원의 비자금이 전전대통령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주장에 대해 『잘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떠들고 다니는 허무맹랑한 작태』라며 『검찰조사가 시작됐으니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애써 태연한 입장을 보였다. 5공측은 또 정치자금문제의 정치적 특수성을 의식한듯 『일이 이렇게된이상 우리도 그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고 밝혀 조사결과에 따라 정면대응도 불사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전씨측근들은 이날 아침 용평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전전대통령에게 언론보도내용과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경위서내용을 보고한 뒤 일부측근들이 모처에서 만나 구수회의를 갖고 향후대책을 논의했다. 전전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비서관은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에서 조사에 착수했고 서전장관도 검찰에 출두해 진상을 밝힌 만큼 조사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양우 변호사도 『친인척들이 그렇게 많은 재산을 갖고있지 않을 뿐더러 이미 5공청산과정에서 그같은 부분은 완전 해명됐지않느냐』고 반문했다. 전경환씨측은 『배드민턴협회 관계로 김일창씨와 송석린씨를 알게됐지만 최근에는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6공측은 의혹의 화살이 5공쪽으로 넘어가는 양상을 보이자 한숨돌렸다는 듯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노태우전대통령이 지난 7일 미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초청으로 출국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의혹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집중됐으나 이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우리는 애초부터 이같은 일들이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늦게나마 누명을 벗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우리에게 쏠렸던 모든 의혹들이 터무니 없는 것이었음이 판명됐다』고 말했다.
6공측은 그러나 서전장관의 경위서내용과 관계없이 노전대통령 재임당시의 정치자금과 관련된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선 여전히 긴장을 풀지못하는 모습이다. 검찰이 지난해 6공측과 관련된 거액의 비자금출처와 사용내역등을 조사했다는 소문에다 최근에는 새정치국민회의의 김원길 의원이 6공과 관련된 갖가지 「정보」들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장현규·홍윤오 기자>장현규·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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