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대통령 언급한적 없다”/서 전장관 경위서 요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대통령 언급한적 없다”/서 전장관 경위서 요지

입력
1995.08.10 00:00
0 0

◎「계좌설」전달자 김일창씨로 적시/절반헌납땐 추적면제가능 타진/경제수석·국세청장에 문의여부 안밝혀검찰은 9일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이 8일 제출한 경위서를 공개했다.

서전장관은 경위서에서 『계좌설을 전한 김일창씨에게서 계좌의 주인은 5공의 실력자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전주가 전직대통령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고 청와대경제수석과 국세청장에게 문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위서는 「4천억원 계좌설에 대한 경위서」라는 제목의 겉표지를 포함해 A4용지 4장분량. 본문은 1∼12번까지 일련번호를 붙여 기술했고 표지와 본문 끝에 「95년 8월 8일 서석재」라는 자필서명이 돼 있다. 다음은 경위서 요지.

1.8월 1일 하오 7시 인사동의 한정식집에서 민자당 출입기자 7명과 만나 자연스럽고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2.본인에 대한 정치적 문제가 거론돼 『15대 총선에서 지역구민의 심판을 통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소신』이라고 밝혔다.

3.화제는 자연스럽게 6·27선거 문제로 옮겨졌다. 나는 이번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졌고 문민정부의 도덕성을 확실히 보여준 선거였다고 강조했다.

4.기자들이 『어쨌든 이번 선거로 민심이 드러난 것이 아니냐』고 말해 나는 『돈 안드는 선거를 실천했는데 지역감정에 얽매인 선거결과가 나와 안타깝다. 국민들이 감정에 치우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역대정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면서 부정축재를 일삼아온데 대해서는 이미 시중에 루머가 떠도는 것을 여러분도 들은 일이 있을 것』이라며 그 한 예로 문제의 가·차명계좌설을 언급하게 됐다.

5.나는 잘 아는 기업인에게서 그 자신도 들은 얘기라면서 『과거정권의 실력자가 수천억원 계좌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혹시 이중 절반을 정부에 헌납하면 자금출처 조사를 피할 수 있겠느냐』는 해괴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기자들이 『전·노씨중 한사람이 아니냐』고 물어 『그건 나도 모르겠다. 과거정권의 실력자가 아니겠느냐』고 답한 뒤 『이것이 바로 과거정권의 부정을 증명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6.그외 정치판도와 휴가계획등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9시께 헤어졌다.

7.그런데 3일 언론에서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내가 언급하지도 않은 전·노씨 이름까지 거명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까도 생각했었다.

8.이후 『항간의 소문을 옮긴 것일뿐』이라고 해명했으나 파문은 확산됐고 진상공개가 개혁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모든 것을 밝히기로 결심했다.

9.수천억원 계좌설을 전한 잘 아는 기업인은 평소 친분이 있는 김일창씨(보다 큰 정의를 위해 신의를 신조로 살아온 내가 그동안 이름공개를 놓고 겪은 고뇌를 그는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이다. 그는 자신도 들은 얘기라며 『5공의 실력자가 수천억원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서 절반을 국가에 헌납하면 자금출처 추적을 피할 수 없겠느냐고 물어왔다』고 얘기했다. 나는 『부정한 자금은 한푼도 받지 않는 것이 문민정부』라고 일축했으나 한편으로는 부도덕한 과거정권의 모습을 그의 말로 확인하는 것 같아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10.나는 조사나 수사기관도 아닌 총무처장관으로 그러나 후일 기회가 되면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정부의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해 언급하게 된 것이다.

11.과거를 용서할 수는 있지만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소신이다. 그런데 최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과거의 행위들을 미화하고 이를 단죄한 문민정부를 비판, 개혁을 방해하는 반역사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각오에서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밝힌다.

12.이상이 4천억원 계좌설에 대한 발언의 경위다.

<1995년 8월8일 서석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