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 밀약설 보도 회교정부 “경악”크로아티아군에 쫓긴 수십만명의 크로아티아 세르비아계가 보스니아로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보스니아를 두 쪽으로 나누어 서쪽은 크로아티아가, 동쪽은 세르비아가 차지하기로 했다는 「보스니아 분할 밀약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지난 4일 크로아티아군이 세르비아계 장악지역인 크라이나에 대한 전격탈환작전을 개시, 사흘만에 크로아티아 세르비아계의 항복을 받아내자 보스니아회교 정부와 국민들은 협력국인 크로아티아의 완승을 기뻐했다. 하지만 기쁨은 곧 우려로 뒤바뀌었다. 내전발발후 최대인 20여만명 의 세르비아계 난민이 보스니아로 유입됨으로써 보스니아내 인구분포가 회교도 우위를 크게 위협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내전 발발전 보스니아 총인구 4백여만명중 회교도는 40%인 1백60만명이었고 세르비아계가 32%인 1백 28만명, 크로아티아계가 18%인 72만명을 차지하고 있었다. 내전에서 줄곧 수세였던 회교도의 인구손실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만 이상의 세르비아계 유입은 회교도와 세르비아계의 인구수가 거의 같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세르비아계의 유입은 이미 정치·군사적 균형마저 깼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오비이락격으로 영국의 타임스지는 7일 프라뇨 투지만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지난 5월 런던 방문때 한 만찬석상에서 보스니아 북동부에서 남서부를 가로지르는 「S자 분할지도」를 그려 애쉬다운 영국 자유민주당 당수에게 보여 줬다고 보도했다. 이에 놀란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 대통령이 8일 진위확인을 위해 크로아티아를 급거방문했고 크로아티아 외무부측이 타임스지 보도를 부인했지만 보스니아 정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스니아 분할밀약설은 동족인 크로아티아 세르비아계가 패주하고 있는데도 세르비아 공화국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실때문에 무게를 더해 가고 있다. 타임스지는 투지만대통령이 애쉬다운당수에게 국경문제와 관련해 밀로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양해를 얻었다고 말한 것으로까지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보스니아를 배제하고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대통령만 불러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태도도 분할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보스니아 회교정부를 공중분해시키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보스니아를 둘로 갈라 먹겠다는 이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아직 희박하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주변 강대국이 폴란드를 두차례나 분할한 역사도 있어 이 밀약설은 두고두고 회교도 정부의 악몽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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