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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고대사 열쇠 일 왕릉 공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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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고대사 열쇠 일 왕릉 공개될까

입력
1995.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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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가 뿌리는 한반도” 드러날까 두려워 거부/최근 아사히신문 등 발굴촉구 궁내청 수용 주목한일고대사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단서가 되는 일왕릉에 대한 발굴조사는 과연 실시될 것인가.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은 지난 7일 문부성산하 문화청이 천황릉 등 고분시대(3∼7세기)의 능묘에 대한 공개적 학술조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요사노 가오루(여사야형)문부성장관등 문부성·문화청간부들이 지난 2일 문부성에서 일본고고학협회장을 지낸 오쓰카 하쓰시게(대총초중) 메이지(명치)대 교수를 초청, 비공식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당장 발굴조사가 실시되지 않더라도 외부측량조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이에 앞서 5일자에 장문의 사설을 게재, 발굴조사를 촉구하면서 지난달 중순 14개 고고·역사학회대표와 궁내청이 이 문제에 관한 회의를 가진 사실도 소개했다.

현재 문화재보호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채 궁내청이 독점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것은 천황릉과 「능묘참고지」등 약 9백군데 2천4백기로 현장조사는 커녕 사진촬영도 엄격히 제한돼 있다.

능묘 공개는 72년 나라(나량)의 다카마쓰즈카(고송총) 석실에서 극채색 벽화가 발견돼 고대사연구붐이 일어난 이후 학계의 숙원이 됐으며 76년엔 고고학자 등이 궁내청에 정식 요구했었다. 그러나 궁내청은 『천황가의 선조를 제사지내는 곳』이라는 이유로 거부해 왔다. 이같은 태도에 대해 고고학계는 천황가의 뿌리가 한반도로 확인되는 등 발굴조사로 드러날 고대사의 참 모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문제의 능묘들은 메이지(명치)시대에 비정된뒤 일본제국주의의 정신적 기초인 황국사관에 의해 그 독특한 지위가 인정돼 왔다. 일본의 왕권은 흔들림없이 이어져 내려왔다는 만세일계 사상의 근거가 돼 왔으며 2차대전후 「현인신」으로서의 「천황」에 대한 인식이 「상징적 존재」로 격하된 뒤에도 능묘에 대한 태도만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80년대들어 오사카(대판) 이바라키(자목)시의 「계체릉」으로 비정된 고분의 시기가 1백년이나 어긋난 사실이 확인되는 등 궁내청의 비정이 엉터리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으며 실제 피장자와 일치하는 것은 「천지릉」과 「천무릉」뿐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궁내청은 역대 「천황릉」을 지정해 놓고도 「천황릉」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능묘참고지」를 별도로 지정, 출입·조사를 금하는 등 현재의 비정에 자신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학계는 능묘조사가 실시되면 한반도의 가야와 이후의 백제계에 의한 정복왕조 수립, 일본의 고대통일국가 형성과정 등이 규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국제적 신빙도를 높이기 위해 남북한과 중국학자들도 참여시켜 공동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비등하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

▷국내학자들의 의견◁

○천황신화 허구 입증우려 조사 미지수

▲황수영 동국대명예교수=일본 천황릉이 공개되면 한일교류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할 것이다. 의혹이 많은 인덕천황(4세기말)의 능이 공개되면 삼국시대 한일관계사의 비밀이 상당부분 벗겨질 수 있다. 그러나 왕릉은 우리나라의 예를 봐도 발굴보다 보존에 주력하는데다 발굴했을 경우 천황신화가 허구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 일본이 조사를 벌일지는 미지수다.

○본격발굴 회의적… 외부계측에 그칠것

▲김용덕 서울대교수=천황릉이 발굴·공개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외부계측 정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조사발굴이 이루어지면 일본역사의 진위가 상당부분 밝혀질 것이다. 천황릉은 대부분 국수주의가 팽배했던 도쿠가와 막부시대부터 발견됐기 때문에 발굴 이전에는 진위여부를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초대천황이라는 신무천황의 무덤도 일본학계는 거의 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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